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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 삼성화재, 화끈한 '설욕 3부작'

[V-리그 2라운드 결산] '1라운드 돌풍' 대한항공, 3위로 추락

08.12.26 08:43최종업데이트08.12.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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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 V-리그 1라운드가 끝났을 때,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성적은 2승 3패였다. 6개 구단 중 4위. '아마추어 초청팀' 신협상무와 신생 구단 KEPCO45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의 성적표다.

 

11월 22일 개막전부터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에게 무릎을 꿇었고, 대한항공 점보스와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에게도 차례로 덜미를 잡혔다. 삼성화재가 LIG에게 패한 것은 무려 22개월 만이었다.

 

슈퍼리그 시절까지 포함해, 최근 12년 동안 겨울리그에서 무려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무적함대'가 침몰하는 것일까?

 

'2라운드 전승' 삼성화재, 무적함대의 화려한 부활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안젤코 추크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안젤코 추크 ⓒ 삼성화재 블루팡스

2라운드가 모두 종료된 현재,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삼성화재는 2라운드에서 6전 전승을 기록하며, 현대캐피탈(8승 2패)에 이어 2위(7승 3패)를 달리고 있다.

 

10일 대한항공전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시작으로, 14일에는 LIG를 3-0으로 꺾었고, 21일엔 현대캐피탈마저 3-1로 제압했다. 프로 '3강'과의 경기에서 잃은 세트는 고작 한 번. 완벽한 '설욕 3부작'이었다. 

 

삼성화재가 이처럼 대반전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신치용 감독의 기막힌 용병술에서 기인한다. 신 감독이 왜 '코트의 제갈공명'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2라운드였다.

 

10일 대한항공전에서는 파이팅이 좋은 이형두를 투입해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과 '맞불 작전'을 펼쳤고, LIG전에서는 노련한 장병철을 중용해 공격의 다양화를 꾀했다.

 

'숙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는 공격력이 좋은 장병철이 경기 초반에 실마리를 풀어 주고, 3세트부터는 노련한 손재홍을 내세워 조직력을 강화했다.

 

왼쪽 공격수 이형두와 손재홍, 오른쪽 공격수 장병철을 번갈아 투입하면서 '주포' 안젤코 추크에게 집중된 상대 블로커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었다.

 

사실 공격수들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한 작전이다. 조직력이 와해되며 스스로 자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 세터' 최태웅이 건재한 삼성화재는 갑작스런 포메이션의 변화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1라운드 전승' 대한항공, 2라운드에서 3위로 '추락'

 

 박철우는 팀 내에서 최다득점을 올리고 있다.

박철우는 팀 내에서 최다득점을 올리고 있다.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비록 삼성화재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현대캐피탈도 만족스런 2라운드를 치렀다. 1라운드에 이어 5승 1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제2의 루니'로 불리는 매튜 존 앤더슨이 득점 7위(131점)에 머물러 있지만, 박철우가 득점 4위(144점), 공격 성공률 1위(55.71%)를 달리며 분전하고 있고, 윤봉우(세트당 0.97개)와 이선규(0.91개)의 무시무시한 블로킹 벽도 건재하다.

 

반면에 1라운드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고공비행'하던 대한항공은 2라운드에서 2승 3패에 머물며 3위(7승 3패)로 내려 앉았다. 특히 지난 23일 신협상무에게 덜미를 잡히며 프로구단의 자존심을 구겼다.

 

1라운드에서 83점을 쓸어 담은 '신형 날개' 김학민이 2라운드에서 56점에 그쳤고, 외국인 선수 칼라도 세터와의 호흡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신임 진준택 감독에게 첫 시련이 찾아 온 것이다.

 

LIG는 2라운드에서 '3강'에 모두 패하며 4위(5승 5패)로 내려 앉았다. 이경수, 김요한, 카이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매우 위력적이지만, 양 날개에만 의존한 단조로운 팀 컬러가 약점이다.

 

실제로 LIG의 속공 성공률(47.33%)은 6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러 있고, 주전 센터 하현용과 이종화는 블로킹 부문 10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4일에 은퇴식을 치른 '거미손' 방신봉의 공백이 아쉬운 순간이다.

 

이 밖에 신협상무(3승 7패)는 2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을 격추시키며 프로팀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고, KEPCO45는 2라운드에서도 마수걸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08.12.26 08:43 ⓒ 2008 OhmyNews
V-리그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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