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로 뒤진 전반 27분, 한국 대표팀이 동점을 위한 페널티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박상익
약간 흐린 하늘 아래 습한 공기가 경기장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더위를 타게 되면 쉽게 지친다. 여기에 질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다가오면 체력은 빠르게 떨어진다.
이런 긴장감은 뉴질랜드에게 충격적인 1-3 역전패를 당한 한국이나, 상대 전적에서 한 번도 한국을 이겨본 적이 없는 중국에게 똑같았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기술과 경험이었다.
연속 실점하며 위기... 하지만 중국은 약했다
올림픽 남자 하키 대표팀은 13일 오전 10시 30분 올림픽 그린 하키 필드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중국을 5-2로 제치고 4강 토너먼트에 올라갈 희망을 만들었다. 중국은 경기 초반에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 중원에서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한 한국은 전반 7분과 9분 사이에 연속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뉴질랜드전의 패배를 딛고 4강에 올라가기 위해선 중국전은 당연히 이겨야 만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페널티 코너에서 상대의 슛을 몸으로 막고 스틱을 뻗어 모자라면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내는 중국 선수들의 플레이는 거칠었다.
전반 13분 기습적인 좌측 공격으로 서종호(29, 김해시청)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한국은 전반 중반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고 전반 막판에는 2명의 선수가 10분간 퇴장으로 벤치를 지켜 수적 열세에 시달렸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페널티 코너의 기회를 잡아 장종현(25, 김해시청)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양팀의 체력은 눈에 띄게 저하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스틱은 헛돌거나 종종 패스를 놓쳤다. 후반전 중반 양팀의 공방전은 한 점 승부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승리로 이끈 페널티 코너 전담 슈터 장종현의 스틱은 매서웠다. 한국은 전반에서 많은 페널티 코너 기회를 무산시켰지만 후반 20분과 22분에 장종현이 페널티 코너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한점 승부라 생각했던 경기에서 내리 두 골을 허용한 중국 대표팀은 체력과 기술 모두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으로 승부는 결정되었고 후반 32분 강성정(32, 김해시청)이 다섯 번째 골을 터트리면서 한 수 위의 실력을 증명했다.
"관중 많아서 선수들 긴장했다"
▲하키대표팀 조성준 감독박상익
이로서 한국은 예선 리그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4강 진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탓에 새로 깐 하키 경기장 인조잔디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홈팀인 중국 외에는 모두 다 이 잔디를 처음 겪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이 4강 진출권의 실력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공평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보완해야 다음 경기 상대인 독일을 제압할 수 있고 이것이 4강 토너먼트 진출의 열쇠다.
경기가 끝난 후 조성준(48) 감독은 "선수들이 관중이 많은 곳에서 경기 한 적이 별로 없어 초반에 긴장했지만, 하키는 골이 많이 나는 운동이라서 먼저 두 골을 허용했어도 당황하지 않았다"며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상태는 나쁘지 않으며 새 잔디에 적응하는 대로 차츰 좋아질 것"이라 말했다.
또한 습하고 더운 베이징 현지 날씨에서는 체력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 스틱을 다루는 기술과 조직력이 심각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오늘 중국이 중후반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던 상황을 우리가 경험할 수도 있다.
하키대표팀의 물리치료사인 이제훈씨는 "현재 선수들 중에 다치거나 심각한 체력 문제를 겪는 선수는 없으며 남은 경기에서는 더욱 좋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따도 중계 없더라... 4강 넘어 금메달 목표"
주목 이 선수 - 중국전 해트트릭 장종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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