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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해설에서는 아버지 앞설 수 있을까

06.05.19 15:16최종업데이트06.05.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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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두리 부자가 2006독일월드컵 때 함께 방송 해설을 한다고 합니다.

MBC 관계자가 19일 밝힌 바에 따르면 차범근-두리 부자는 각자 맡은 경기를 해설하기도 하지만 같은 중계석에서 공동해설을 하는 경기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차 부자는 유럽의 정상급 리그인 분데스리가 그라운드를 누빈 것은 물론 월드컵 본선에서도 한 차례씩 뛰었습니다. 아버지는 1986년 멕시코대회, 아들은 2002년 한일대회입니다.

세계적으로 축구가족이 수없이 많겠지만 부자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예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의 세사르 말디니(1962년 칠레대회)- 파울로 말디니(1990년 이탈리아대회~2002년 한일대회) 부자를 비롯해 10가족 정도 됩니다.

파울로 말디니는 국내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안정환 설기현 등 한국의 공격수들을 막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던 바로 그 선수입니다.

월드컵은 그렇다 치고 국내축구계의 경우 부자가 국가대표가 된 사례도 1980년대 초 발 빠른 날개공격수로 태극마크를 단 김석원과 1950~60년대 국가대표팀 하프백으로 활약한 김찬기 부자 정도 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차범근-두리 부자는 축구에 관한 한 축복을 받았고, 이제 월드컵에서 함께 마이크를 잡는다고 하니 또 다른 진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주로 성공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나 어머니의 수준을 넘어서는 예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차두리도 그 같은 예에 든다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발전의 여지는 있습니다. 차범근은 차두리의 나이(26)에 분데스리가에 데뷔했습니다.

1970년 방콕, 1974년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연속 우승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아들 성모는 국가대표 선수로 각종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아버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시대차가 있으니 기록에서는 아버지를 넘어섰습니다.

'수영의 마라톤'인 자유형 1500m로 보면 아버지는 17분대에 헤엄쳤고, 아들은 15분대에 끊었습니다.

1960년대 한국 남자농구의 최고 스타인 아버지 김영기와 아들 상식의 경우도 아버지의 경기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농구인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슈팅능력은 엇비슷하다고 쳐도 드리블, 패스워크 등에서 아버지가 한 수 위라는 겁니다.

김영조-승수 부자부터 최근의 유승안 전 한화 감독-원상(한화) 부자까지 야구는 대를 이어 선수가 되는 경우가 다른 종목에 견줘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선수로 크게 빛을 보진 못했지만 김성근 전 LG 감독, 윤동균 전 OB 감독의 아들도 야구를 했습니다. 비교적 성공적인 대물림(?)을 한 사례로는 김진영 전 청보 감독-경기(전 태평양 돌핀스) 부자를 들 수 있습니다.

야구 역시 아들이 아버지를 앞서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유원상은 아직 나이(20)가 어리니 아버지를 능가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아버지는 포수였고 아들은 투수니 기록만으로는 직접 비교가 어렵겠습니다만.

그러나저러나 해설에서도 아들 두리가 아버지 차범근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 같지 않습니까. 1990년대초 우유제품부터 최근의 국제통화까지 각종 CF 출연으로 공력을 쌓아 온 아버지의 입심이 만만치 않으니까 말이죠.
2006-05-19 15:16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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