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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프로야구 초창기의 어린이 회원 가입 선물 | | ⓒ KBS | 1982년 프로야구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출범했다. 이 때문인지 프로야구 초창기 어린이들에게는 각 구단의 어린이 회원에 가입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됐었다. OB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MBC 청룡 등 원년 당시 프로야구 어린이 회원의 수는 30만명에 달할 정도였다. 박철순을 좋아하던 '홈런왕' 이승엽 역시 OB의 어린이 회원이었다.
90년대 중반까지 프로야구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꽤나 끌었다. 비록 프로야구 초창기 같은 인기와 열풍은 아니었지만 동네에서는 어린이들이 회원 선물로 받은 야구 점퍼와 모자를 입고 활보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우수한 성적과 선진적 마케팅 기법이 돋보였던 LG는 한국시리즈 우승 이듬해인 95년 5만명 정도의 어린이 회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야구장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문화와 여가의 폭이 넓어지면서 전체 관중이 줄어든 것과 더불어 어린이들도 스포츠 관람보다는 온라인 문화에 젖어들었다. 이런 세태 때문에 현재 상당수 프로야구 구단들은 어린이 회원 제도에 대해 크게 지원과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에 비해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어린이 회원의 감소는 그 외형적 모습보다는 프로야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데서 문제점이 있다. 지금 30대 초,중반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초창기 '불사조' 박철순과 '홈런왕' 김봉연에 열광하며 컸고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프로야구 인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야구장을 찾는 어린이들이 줄고 어린이 회원 제도가 추억이 되면 프로야구는 버팀목을 잃는 셈이다.
프로야구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팬을 야구장으로 끌어 들이고 관심을 쏟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돔구장 건설, 현대 연고지 문제보다 미래의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 중지를 모으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일지도 모른다. 팬을 한번 잃으면 회복도 힘들지만 돌이키려면 그 경제적 비용과 시간은 수치화하기조차 어렵다.
한때 어린이들이 5천원(82년이니 적은 돈은 아니다)으로 어린이 회원에 가입해 선물을 한아름 안고서는 세상을 다 가진 듯이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이들의 프로야구 외면으로 어린이 회원 제도 자체가 유야무야됐다. 어린이 회원 제도를 초창기의 추억쯤으로 남겨두기에는 프로야구의 미래가 조금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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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6 12:00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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