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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코트의 숨은 영웅은 바로 나!

[인터뷰] 울산 모비스 마스코트 '피버스'의 주인공 길윤호씨

05.12.30 18:11최종업데이트05.12.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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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게 잘하네." 울산 동천체육관에 온 농구팬들은 요즘 두 번 놀란다. 시즌 전 '잘 해야 중위권'이란 평가를 받던 모비스의 확 달라진 모습에 한 번 놀라고, 마스코트 인형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유연한 율동에 익살스런 제스처를 선보이는 인형에 또 한 번 놀라는 것. 울산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울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게 00~01시즌이니 올해로 울산에서의 다섯 시즌 째. 농구의 불모지였던 울산에 농구 열기를 불러오는데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는 마스코트 인형의 주인공. 길윤호씨를 만나보기로 하자.
 함성을 유도하는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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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적인 안무를 선보이는 피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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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무쌍한 마스코트'. 산타로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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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반드시 안 보일 때? - 반갑습니다. 경기장에서 상당히 인기가 많으신데요? "아무래도 농구팬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댄스로 팬들을 흥겹게 만드니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 보통 일정이 어떻게 되죠? "오늘(24일)같이 오후 3시 경기일 때는 10시까진 농구장에 도착해서 짐 풀고 스트레칭하고, 10시 40분부터 연습해서 늦어도 오후 1시까진 마무리를 합니다.
 "가면을 벗은 모습은 어떤가요?"- 모비스 마스코트 길윤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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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직전까지 연습하면 안 되나요? "물론 그래도 되지만, 팬들에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 안무는 어떤 기준에서 준비를 하시죠? "항상 음악 프로나 인터넷-음반을 발췌해서 안무 회의를 팀장님과 실장님-치어리더 분들과 함께 합니다. 여러 명이 회의를 하게 되면 좋은 의견이 나오죠. 주로 최신 유행곡 위주로 선발해서 안무를 맞추죠." - 연습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보통은 4~5시간 정도고, 어쩔 때는 7시간까지도 하죠. 제(마스코트) 공연뿐만 아니고, 치어리더들과의 화합도 중요하니깐 팀워크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죠." - 성격이 활발한 것 같은데, 원래 성격인가요? "원래 성격이 활발하죠. 주변에서 '분위기 메이커'라고들 해요." 마스코트 인형계의 지존은 바로 나! - 마스코트 인형한 지는 얼마나 됐어요? "4년 정도 됐어요. 원주 TG 삼보에서 세 시즌 했고요. 모비스에서는 작년부터 시작했죠."
 길윤호씨의 분신과 같은 머리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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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블링하면 머리가 빠지진 않나요?(웃음) "아니요. 그것도 다 노하우가 있어요." -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건 분명 있을 텐데요. "일단 관중이 적게 오면 서운해요. 성적은 잘 나오는데,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게 오면 흥이 안 나는 거죠. 앞으로 많이 경기장을 찾아 주시고요.(웃음) 또 탈 같은 경우는 10분만 쓰고 있으면 땀이 많이 나는데요. 제 나름대론 노하우가 있어요. 가령 예를 들면, 물이랑 이온음료를 같이 마시면 땀이 덜 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어요."
 "쉽게 되는 건 하나도 없어요"-허심탄회하게 이야기중인 길윤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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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클럽 같은 것도 혹시 있나요? "네. TG 삼보 때부터 알았던 팬들이 '마스코트 팬클럽'을 만들어줬어요. 가끔 정모도 하고요." - 여러 팀을 한 거네요? "그렇죠. 가끔은 타 팀에서 대우 잘해줄 테니 우리한테 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제 입장에선 모비스에서 일하는 지금 여건이 제 끼를 발산하고 활동하기 좋은 상황이라 지금 생활에 참 만족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죠." - 주변에서 '마스코트 계(?)의 '프로'라고 하던데? "글쎄요. 아직까진…. 일단,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에게 '길윤호라는 놈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녀석'이라는 평가를 듣는 게 제 목표에요. 그런 말을 듣기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고요. 또 어느 정도 보수를 받는 이상 그 값어치를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보다도 더 뛰어난 분들이 많으신데 제가 그런 평가를 받는 게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럽죠. 한 가지 뿌듯했던 건 얼마 전에 LG랑 KTF 마스코트 인형하시는 분이 오셔서 메모하시면서 제가 하는 걸 벤치마킹하시더라고요. 그때는 참 흐뭇했죠."
 안무 연습도중 무릎을 다친 길윤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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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 구단 캐릭터 중에 인상적인 것이 있나요?" "오리온스 캐릭터 하시는 분이 잘하신다고 하고, 제가 봐도 춤 실력이나 경기장에서 팬들을 대하는 매너가 대단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캐릭터들은 머리를 벗고 춤을 추던데, 캐릭터의 생명은 머리, 그러니깐 '신비감'이거든요. 아무래도 그걸 포기하고 춤을 추면 단순히 남자 치어리더가 춤추는 것이지 마스코트 인형이 춤춘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탈을 써도 볼 건 다 보고 알건 다 아는 마스코트 - 모비스 선수를 실제로도 많이 아나요? "네. 선수들은 다 알죠. (김)효범이랑은 23살이라 동갑 친구죠. (양)동근이 형부터 해서 형들이 다 잘해줘요." - 모비스가 연패도 하던데, 탈을 쓰고 본 시각은 어때요?(웃음) "일단 경기가 계속해서 펼쳐지다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윌리엄스에게 의존한다고 많이 그러고…. 아무래도 핸드로그텐이 골밑에서 해줘야 하는데, 아무래도 윌리엄스의 개인기에 의존한 플레이가 많다보니 경기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요." (묘하게도 인터뷰 이후 동부-전자랜드-LG에게 모비스는 3연승을 거뒀다.) - 김효범 선수가 들어와서 조직력이 떨어졌단 말도 있던데? "아직까지 적응이 안 돼서 그렇다고 보고요. 약점인 수비보강하고 경험만 쌓으면 방성윤만큼.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기대해도 될 듯해요." - 어떤 면에서요? "일단 방성윤 선수는 '스타의식'이 있고요. 플레이를 보면 너무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김)효범이는 사생활에서도 겸손하고 예의 있고 경기에서도 보면 아직까지 완전치 않지만 돌파나 탄력과 같은 개인기는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고 봐요."
 경기 중 망중한을 즐기는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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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팀 응원을 넘어 상대 응원단의 기도 죽이는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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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수입은 얼마나 돼요? "서울 회사에서 주죠. 1000만원은 넘어요(웃음)" -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요? "일단 소속사(코렉스 엔터테이먼트)에서 팀장까지 올라가서 인정받는 것입니다. 더 나가서 언제까지 이걸 할진 모르겠지만 캐릭터 인형은 모비스가 최고라는 말을 들을 때 까지 최선을 다해서 최정상의 위치에 오르는 게 꿈입니다." 누구나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고 한다. 이미 마스코트계에선 유명한 길윤호씨지만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면면만 봐도 그는 프로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비스 마스코트, 아니 길윤호씨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덧붙이는 글 길윤호씨의 인터뷰는 지난 12월 24일 동부전-28일 LG전 두 번에 걸쳐 인터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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