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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자일스, 내년에는 좀더 잘할 수 있을까?

[MLB 2005시즌 팀별 화제의 인물 22] 샌디에이고 우익수 브라이언 자일스

05.12.30 10:33최종업데이트05.12.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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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2003년 8월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정상급 타자 1명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브라이언 자일스. 1971년생으로 당시 만 32세였던 자일스는 신인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 된 타자로 알려진 선수였다.

원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자일스는 당시 강타자가 즐비했던 클리블랜드에서 후보선수 신세를 면치 못하다 리카르도 링컨이라는 평범한 좌완 불펜투수를 데려오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가 되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소속팀을 옮겨야 했다.

이후 그는 피츠버그의 중심타자로 성장하며 과소평가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실력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했다. 뛰어난 선구안과 수준급의 장타력을 보유한 그는 최근 강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배리 본즈, 토드 헬튼 같은 강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선수이다. 그의 통산 OPS는 9할5푼5리로 현역 타자중 10위. 자일스보다 나은 타자라고 흔히 얘기하는 카를로스 델가도나 개리 셰필드, 바비 어브레유 같은 타자들의 통산 OPS는 자일스보다 낮다. 아무래도 비인기팀 소속이라는 점이 이런 과소평가에 크게 작용한 듯 하다.

그렇지만 자일스는 언제나 타력보강을 원한 팀들의 시선을 끈 선수였고, 트레이드 시장이 열릴때마다 항상 매물로 오르내렸다. 결국 샌디에이고의 케빈 타워스 단장이 제이슨 베이, 올리버 페레즈와 같은 상위급 유망주를 희생하며 자일스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당시 자일스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10할 내외의 OPS를 기록하며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촤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다.

필 네빈 - 자일스 - 라이언 클레스코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탄생, 제이크 피비라는 에이스 탄생, 여전히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의 존재로 인해 샌디에이고는 2004년부터 강력한 지구우승후보로 떠오르며 1998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후 또한번의 도약 기회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자일스가 온지 2년이 지난 샌디에이고의 현재 모습은 당시의 큰 기대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샌디에이고는 2004년에는 LA 다저스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87승 75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2005년에는 82승 80패를 기록하며 지구 우승을 차지해 포스트시즌에는 나갔지만, 오랜 기간동안 1위를 하면서도 5할을 밑도는 팀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만나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기대에 못미친 샌디에이고의 이런 행보와 함께 자일스의 파괴력도 피츠버그 시절과는 전혀 달랐다. 샌디에이고에서의 첫 풀시즌이었던 2004년 자일스는 23홈런 94타점 타율 2할8푼4리, OPS 8할4푼9리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샌디에이고로 옮겨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새로운 홈구장 펫코 파크에 대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기에 성적이 다소 저조했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런데 2005년에도 자일스는 여전히 기대에 못미쳤다. 큰 부상도 없이 풀시즌을 잘 소화했지만 자일스의 성적은 15홈런 83타점 타율 3할1리에 그쳤고, 자일스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룬 네빈과 클레스코까지 효율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해 샌디에이고 타선은 졸지에 물타선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결국 지구우승을 차지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8개팀중 최약체라는 혹평에 시달렸던 것은 타선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자일스의 위력이 예전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자일스처럼 좌타 거포임에도 불구하고 펫코 파크 개장 이후 현저히 공격력이 떨어진 클레스코 때문에 자일스의 이런 부진은 그에게 불리한 구장 환경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펫코 파크의 우중간 담장은 무려 441피트(125미터)로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에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기는 하다. 결국 자기 팀의 타자들이 갖는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샌디에이고는 펫코 파크의 담장을 약 11피트(3.4미터) 앞당기는 공사를 실시했다. 메이저리그 30개 야구장 중 홈런 개수 26위를 기록했지만 3루타는 6위를 기록한 펫코 파크는 일단 이번 공사로 작년보다 더 많은 홈런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5시즌이 끝나고 FA를 선언한 자일스는 다른 팀들의 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원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3년 30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제 만 35세가 되는 자일스는 2006년 기대에 못미쳤던 지난 2년이 어쩔 수 없는 구장의 탓인지, 아니면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생긴 노쇠화 때문인지를 확실히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전보다 훨씬 나은 환경(앞으로 당겨진 펜스, 수준급 수비를 자랑하는 중견수 마이크 카메룬의 합류로 수비에 대한 부담 감소)으로 또 한번의 시즌을 맞이하는 자일스. 과연 그는 2001년 이후 팀에서 자취를 감춘 시즌 30홈런 이상 기록의 주인공이나 1996년 캔 캐미니티가 기록한 시즌 최고 OPS 10할2푼8리의 기록 경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2년간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그가 좀더 나은 성적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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