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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허정무·이장수, 스타감독 대결

[프로축구] 내년 시즌 흥행 명감독 3인방 경쟁에 달려

04.12.31 17:25최종업데이트05.01.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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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뚜렷한 흥행요소를 만들어 내지 못했던 국내 프로축구가 내년 시즌 스타 감독들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 전남 드레곤즈의 허정무 감독, FC 서울의 이장수 감독이 서있다.

차 감독은 올 시즌 감독 복귀 무대에서 바로 K리그 우승컵을 거머쥐며 화려한 컴백을 알렸고 여기에 허 감독과 이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감독은 이미 검증을 거쳐 팬들의 지지를 받는 스타 지도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차범근-감독으로도 '차붐' 재현하나

▲ 수원 차범근 감독
ⓒ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은 선수 시절 경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78년부터 89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345게임에 출전해 무려 108골을 터트렸다. 당시 분데스리가는 지금과 달리 세계 최고의 리그였으며 차범근은 외국인 선수 최다골로 '차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에는 어려운 날들이 더 많았다. 국내 무대에서는 늘 정상 직전에 고배를 마셨으며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대회 도중에 경질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차 감독은 올 시즌 10년만에 국내팀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으며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원의 5년만의 정상 복귀와 능력 있는 명감독의 탄생이었다. 그 동안 차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니고는 했다.

그러나 내년 시즌 차 감독으로서는 지키는 일이 쉽지 않게 됐다. 기존 팀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허정무의 전남과 이장수의 서울의 공세가 특히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 감독이 고공 행진을 거듭할지 주목된다.

허정무-국가대표 코치 대신 프로 무대 승부수

▲ 전남 허정무 감독
ⓒ 전남 드래곤즈
내년 시즌 전남 드레곤즈를 이끌게 될 허정무 감독은 국내 최초로 프로에서만 세 번째 지휘봉을 잡는다. 1993~95년 포항제철 감독을 지냈고 1996년 6월~1998년에는 전남 감독으로 FA 우승컵을 거머쥐기도 했다. 국가대표 지도자 경험도 많아 월드컵 트레이너부터 국가대표 코치, 감독을 모두 경험했다.

그러나 올 시즌 K리그 우승 전 차 감독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선수 이력과 달리 지도자로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허 감독으로서는 이번 전남 지휘봉이 일종의 승부수인 셈이다.

축구계에서 허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진돗개'라는 별명에서 나타나듯 저돌적인 면이 돋보인다. 이번에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사퇴하며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 면에서 허정무 감독이 내년 시즌 수원의 차범근 감독, 서울의 이장수 감독과 벌이게 될 경쟁은 상당히 흥미로워 보인다. 이 감독이 호성적에도 프런트와의 불화로 해임된 자리가 바로 전남의 사령탑이고 차 감독과는 선수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장수-'충칭의 별'에서 '서울의 별' 될까?

▲ 서울 이장수 감독
ⓒ FC 서울
조광래 감독의 사퇴 이후 FC 서울은 감독 인선으로 고민을 거듭했다. 외국 지도자를 영입하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국내 지도자는 마땅히 눈길이 가는 인사가 없었다. 그 배경에는 연고지를 서울로 이전한 마당에 하루라도 빨리 성적을 내야 한다는 조급증이 있었다.

결국 서울은 중국에서 2차례나 우승컵(2000년 충칭, 2002년 칭다오)을 차지하며 '충칭의 별'로 명성을 날린 이장수를 택했다. 이 감독은 중국에서 국가대표 감독으로 거론될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이 감독은 '충칭의 별'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수모를 겪었다. 전남이 올 시즌 4년 계약을 하며 이 감독을 모셔오다시피 했지만 프런트와 불화가 잦자 출중한 성적에도 1년도 안돼 해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국내 무대에 회의를 느낀다며 국내 축구를 떠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감독은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FC 서울의 감독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과연 이 감독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차범근, 허정무, 이장수 스타 감독들의 경쟁이 흥미롭다.
2004-12-31 18:3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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