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수원 차범근 감독, 해설도 '최고'

축구팬들, 편안한 목소리에 실전과 이론을 토대로 한 정확한 해설 선호

04.12.29 18:32최종업데이트04.12.30 11:24
원고료로 응원
소속팀 수원에 부임한 첫 해 K리그 정상에 팀을 올려 놓으며 최고의 사령탑으로 공인된 차범근 감독이 팬들이 뽑은 최고의 해설자로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구정론 사이트 축구닷컴과 축구전문 웹진 축구진, 축구용품 쇼핑몰 사커굿샵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가장 선호하는 TV해설자는 누구?'라는 설문에서 차범근 감독이 전체 1136의 응답자 가운데 15.8%의 높은 지지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 설성환
올 시즌 수원 삼성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마이크를 마지막으로 잡았던 것이 벌써 1년 전임을 감안할 때 놀라울 수밖에 없는 수치. 현재, 이용수, 김주성, 신문선 등 내로라 하는 해설자들이 방송 3사를 대표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면 더욱 놀랍다.

해설자로서의 차범근 감독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시청자들이 경기를 관전하는데 있어 부담 없이 친근하고 편안한 목소리가 첫 번째 이유라면, 해설자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경기 요약 능력이 또 다른 하나의 이유다. 적시적소에 경기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 요약 전달하는 능력에 있어 탁월함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더, 차범근 감독이 많은 지지를 얻어낸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응답자 가운데 '지난 월드컵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 혹은 '차 감독님의 해설을 다시 한 번 듣어 보고 싶다'는 향수병(?)에 빠진 응답자들이 상당수인 것을 미루어, 현재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 희귀성 때문에 그를 찾는 팬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소 엉뚱하지만 '아들 차두리가 나왔을 때는 해설을 더 재미있게 한다' 혹은 '너무 흥분하는 것 같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흥미로움을 제공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설문 기간 내내 차범근 감독과 접전을 벌이다 막판 근소하게 뒤처진 인물이 KBS 이용수 해설위원. 내내 1~2위를 오르내리며 접전을 벌이다 결국 아쉽게 2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14.1%의 지지를 얻었으며 현직 해설위원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용수 해설위원 역시 1위를 차지한 차범근 감독과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편안한 말투와 정확하고 냉정한 해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냈다는 것이 중론. '다랑이'라는 아이디의 응답자는 '해설이 정확한 건 이용수 해설위원'이라며 절대적인 신임을 보였고, 'dat'라는 아이디의 응답자는 '조목조목 짚어 주는 해설'을 이유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KBS의 K리그 플레이오프 중계 편성과 관련해 축구 팬들의 원성을 샀던 것은 안타깝게도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설문이 진행 중이던 이 달 중순 들어 KBS 측이 K리그 플레이오프와 K2리그 챔피언결정전 등을 중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축구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것이 설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실제, 차범근 감독과 근소한 지지율로 접전을 벌이다 KBS 측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설문 종료 시점까지 계속적으로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용수 해설위원의 뒤를 이은 3위(12.3%)에는 SBS의 강신우 해설위원이 올랐다. 역시 많은 축구 팬들로부터 정확한 해설과 듣기에 부담 없는 목소리 등이 크게 어필한 것으로 나타났다.

'das'라는 아이디의 응답자는 '강신우씨처럼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예리한 해설이 듣기 좋죠'라며 목소리에서 오는 편안함을 이유로 꼽았고, '케빈'이라는 아이디의 응답자는 '강신우가 깔끔하게 해설을 잘하는 것 같다'라며 치켜세웠다.

4위(12%)에는 축구 중계의 스타 신문선 해설위원, 색다르고 재미있는 해설로 이미 오랜 기간 전문 해설자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허나 기대에 비하면 다소 저조한 수치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 뒤로 유럽축구 중계로 팬들에게 다가선 베스트 일레븐의 박문성 기자가 11.8%의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해설계의 신흥 다크호스로 등장했고 유학 이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주성 해설위원도 10%의 지지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영국 유학을 마치고 최근 돌아온 서형욱 해설위원(6.6%)과 사커라인의 한준희 해설위원(4.8%), 울산대 이상철 감독(4.3%), 허정무 전남드래곤즈 신임 감독(3.1%) 등이 뒤를 이었다. 보기에 없었던 오일영, 김동연 해설위원 등도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인물들.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김주성, 강신우, 이용수 해설위원 등 주요 순위에 오른 인물들의 공통점은 선수생활 혹은 감독으로서 겪은 많은 경험을 토대로 실전과 이론이 겸비된 해설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이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화되었을 때 시청자들이 듣기 편안한 해설을 할 수 있다는 반증.

한편, 이와는 반대로 MBC에서 파격적으로 발탁한 박문성, 서형욱 기자와 한준희 해설위원 같은 경우에는 실전 경험은 미약하지만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폭넓은 해설로서 앞의 인물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2004-12-29 22:23 ⓒ 2007 OhmyNew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월간 사커뱅크(기자), 축구닷컴(에디터), 풋볼매거진(기자), 한국일보(리포터), 전남드래곤즈 매치데이웹진(발행)을 거쳐 에히메FC(J리그구단), 이룸스포츠(선수관리팀장), 프라임스포츠인터내셔날(부사장)까지 에이전시와 마케팅 업무까지 다양한 스포츠 산업분야 현장을 함께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