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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밀란 떠나는 이탈리아 총리

18년만에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 구단주에서 물러난 베를루스코니

04.12.29 14:53최종업데이트04.12.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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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총리이자 최고 재벌, 그리고 명문 클럽 AC 밀란의 구단주로도 유명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68)가 18년만에 AC 밀란 구단주 자리를 사임했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AC 밀란과 UEFA(유럽축구연맹)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탈리아의 새로운 법에 따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AC 밀란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베를루스코니의 사임을 보도하는 UEFA(유럽축구연맹) 공식 웹사이트
ⓒ UEFA
이탈리아는 얼마 전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주요 공직자의 사기업 소유를 제한하는 새로운 이익 분쟁법을 제정했고 이에 따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정치생활을 위해 AC 밀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AC 밀란을 떠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주 슬프고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내가 있던 18년 동안 AC 밀란은 그 어떤 클럽들보다도 많은 우승을 해냈고, 난 내가 AC 밀란의 구단주였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AC 밀란의 주장 파올로 말디니 역시 "힘든 결정이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는 AC 밀란을 사랑하기 때문에 영원히 우리를 응원할 것이다"라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사임을 안타까워했다.

유벤투스, 인터 밀란과 함께 이탈리아 최고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AC 밀란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구단주를 맡았던 지난 18년 동안 7번 이탈리아리그 우승, 4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황금기를 보냈다.

1937년 태어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후 언론, 스포츠, 정치에도 문어발처럼 손을 뻗치며 이탈리아를 움직이는 실세로 떠올랐다. 하지만 탈세, 공무원 매수로 징역을 선고받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처음 이탈리아 총리가 된 뒤 1년도 안 돼 물러난 후 2001년 우파연합의 승리로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우파적이라 평가받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대기업 위주의 반노동자 정책과 불법 정치자금, 마피아와의 결탁 따위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또 AC 밀란이 부진할 때면 공개석상에서 주저없이 팀의 전술을 비판하는 발언을 해 감독 고유 권한에 간섭한다며 축구팬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AC 밀란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사임한 이후 아직까지 공식적인 후임자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언론들은 그의 아들인 피에르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4-12-29 17:3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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