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응원은 계속 되어야 한다"

[인터뷰]'삼성아지매' 김순득씨의 스토브리그

03.12.31 16:45최종업데이트03.12.31 18:28
원고료로 응원
"일본 진출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눈물흘리는 이승엽 선수를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팬으로서 잡고 싶은 욕심이야 굴뚝같지만 더 큰 꿈을 위해 도전하는 이승엽 선수을 아낌없이 응원하는게 도리겠죠."

▲ '삼성아지매' 김순득씨와 아들 남상록군
ⓒ 이길호
2003 프로야구 막바지 '국민타자' 이승엽 열풍이 전국을 뒤흔들던 그 한가운데에는 또 한명의 스타가 함께 하고 있었다. 시즌 내내 "이승엽, 홈런!"을 연호하며 전국을 누빈 '삼성아지매' 김순득(33)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직접 준비한 갖가지 이색응원도구에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장면이 방송과 언론에 비춰지면서 일약 야구장의 '유명인사'로 발돋움한 김순득씨를 대구에서 만났다.

"야구경기가 없어 아쉽다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농구 경기도 보고 회사일도 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라요."

김순득씨는 남편의 자동차부품공장 일광정밀 직원으로 딸 남동윤(11)양의 학교에서는 학부모 회장으로, 삼성라이온즈 팬클럽인 '홈런동호회'에서는 부회장으로 일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이든 남을 위하는 일이라면 좋아요. 제 응원이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저를 보는 사람들이 기쁨을 느낀다면 충분하죠. 앞으로도 항상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김순득씨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사인 공세와 사진찍기를 요구하는 일은 다반사며 식당에서 만난 한 신사는 그녀를 알아보고 "응원에 정말 감사한다"며 음식값을 대신 지불하기도 했다고 하니 이만하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 "내년에도 멋진 응원 기대하세요."
ⓒ 이길호
삼성 선수를 모두 사랑하지만 이승엽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는 김순득씨는 이 선수의 일본진출에 대해 "꼭 돈 때문이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향한)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일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 국위선양도 하고 팬도 기쁘게 해주길 기대한다"며 변함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지난 가을 인천 경기에 원정 응원갔다가 허리를 다친 적이 있는 김순득씨는 "아직 몸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에요. 내년에 다시 응원하려면 건강에 신경을 써야죠. 시즌 준비하는 건 선수나 저나 같죠"하고 농담을 건네며 "(자신의 유별난 야구사랑을)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남편에 감사한다"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내년에 사용할 더욱 색다른 응원도구를 구상 중이라고 귀띔해주는 김순득씨의 모습에서 순수한 야구 마니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04년 시즌 비록 삼성의 '국민타자'는 없지만 언제나 3루 관중석을 지킬 '삼성아지매'의 건강한 응원이 그 자리를 채워주길 기대한다.
2003-12-31 18:28 ⓒ 2007 OhmyNew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