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경이로운 판타지를 만나다!

영화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03.01.01 12:12최종업데이트03.01.12 00:43
원고료로 응원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의 포스터
ⓒ 뉴라인 프로덕션

관련사진보기

‘판타지 소설의 고전’이라 불리는 영국 작가 톨킨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반지의 제왕>하고도 2편, <두개의 탑>은 12월 19일 우리 극장가를 찾아와 개봉 2주째로 접어드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관객을 동원할 기세다.

지난해부터 개봉되기 시작한 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사실, 톨킨의 저명한 소설을 영화화 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었다. 거기에 <천상의 피조물들>이라는 영화로, 1994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 사자상을 수상한, 피터 잭슨이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아 또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밖에도 총 3억 7천만 달러에 이르는 영화의 제작비와 수많은 배우들과, 촬영세트 등등, 영화 제작 자체의 규모마저 흥밋거리가 되었다.

그러한 여러 가지 화젯거리를 가지고, 2002년 후반기에 개봉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 그 두 번째,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이하 두개의 탑)은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이하 전편)와는 다르게 영화의 시점이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전개된다.

영화는 초반, 전편에 이어서 ‘메리’와 ‘피핀’이 ‘오크 족‘에게 납치당하고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가 그네들을 구하려 출동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렇지만 그네들은 ‘메리’와 ‘피핀’을 직접 구하지는 못한다. 그네들은 유일하게 독립을 지키고 있는 인간의 왕국 ‘로한 왕국’으로 향하며, 그곳에서 큰 전투를 치르게 된다.

‘메리’와 ‘피핀’은 그들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 생김새는 커다란 나무와 같지만 움직이는 ‘엔트 족’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리고 회색 마법사 ‘간달프’는 죽지 않았을 뿐더러 전편에 비해서 훨씬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된다. 궁극적으로 그는 백색의 마법사가 되고, 그의 마법의 힘이 크게 증가한다.

‘프로도’와 ‘샘’의 절대반지 제거를 위한 여행도 계속되고, ‘프로도’에 대한 ‘사우론’(나쁜 놈)의 위험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온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전편에서 그림자만 내 비추었던 ‘골룸’이 그네들과 합세하여 화면에 당당히 자신을 내비춘다.

<두개의 탑>은 내용 면에서 볼 때, 기존의 캐릭터가 심화되고 영화의 무대가 더욱 넓어지고,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되는 등 전편보다 진보한다.

 영화의 클래이 맥스, 헬름 협곡의 전투
ⓒ 뉴라인 프로덕션

관련사진보기

또한 영화 자체를 보는 즐거움 또한 전편보다 풍부해진 느낌이다.

궁극적으로, 전편보다 전투 장면이 많아졌다.

전편은 3시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 동안, 영화에 등장하는 주역들의 소개와 그네들이 절대 반지를 제거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까지의 과정, 그에 따르는 갈등 따위와,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영화 속 세계의 소개를 비중 있게 다뤘었다.

그래서 다소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두개의 탑>에서는 영화의 전개의 주체가 되는 것이 전투 장면,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묘사이기 때문에, 전편의 지루한 면모를 일소한다.

‘로한 왕국’의 기병대와 ‘오크 족’이 벌이는 전투, ‘곤도르’ 순찰대 게릴라 전 등의 소규모 전투에서,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 일행이 ‘로한 왕국’편에 가담하여 벌이는 ‘헬름 협곡의 전투’에 이르는 대규모의 전투는, 영화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모션 캡쳐’라는 기술이 만들어낸, 가상적 인물의 동작이 매우 실감나다는 것도 영화 보는 재미중 하나다. 궁극적으로 ‘골룸’이라는 캐릭터가 이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은 개인적으로 견해의 차이가 있겠지만, 톨킨의 소설을 매우 효과적으로 영화화했다는 점, 영상이나, 내용전개에 있어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영화 보는 재미가 매우 충만하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 있는, 매우 경이적인 판타지를 구현해 내고 있는 영화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의 한 장면
ⓒ 뉴라인 프로덕션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반지의 제왕은 걸작일 수 없다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를 두고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원작 소설, 자체에 대한 언급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원작의 명성이 자자한 만큼, 원작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연유로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말한다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다.

또한 이 영화는 순도 높은, ‘옥’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작품성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영화 보는 재미가 매우 충만하다. 그것은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영화<반지의 제왕>시리즈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유래 없는 ‘걸작’이라는 명칭을 붙여 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반지의 제왕>은 ‘걸작’의 축에 낄 수 없다.

우선 <반지의 제왕>시리즈는, 그것을 직접 만든 감독 ‘피터잭슨’의 영화일 수 없다.

<고무인간의 최후>, <데드얼라이브>,등의 스플래터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개성을 자신 있게 표출하던 그의 모습이 갈수록 변질되어간다는 평이 있었지만, 그가 <반지의 제왕>시리즈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자체는 아예 그것을 노골적으로 입증하는 꼴이다.

물론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감독으로써의 그의 역량은 충분히 발휘되었고, 영화의 전체적인 부분은 이상할 것이 없어, 매우 무난히 영화를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든 감독의 ‘창의성’보다 이 영화는 ‘원작의 명성’에 가중치를 부여하다 보니, ‘피터잭슨’의 영화라기 보담은, 저명한 톨킨의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다, 라는 인상을 받는다.

‘걸작’이라는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 주관성에 입각해서 내 생각을 말하자면, 영화를 직접 찍는 감독의 창의성이 부재하는 작품은 이미 ‘걸작’으로서의 면모를 잃는다. 그렇게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감독의 창의성은 거대 자본, 기술, 원작의 명성에 명멸한다.

단지, 영화 팜플릿에"<반지의 제왕>이 나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가장 사악한 것이 불을 내뿜는용이나 살인 로봇 혹은 거대한 상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동그랗고 아주 작은 물건이다"라는 '피터잭슨'이 이 영화를 맡은 이유에 관한 말을 인용한 구절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 말은 영세적이었고, 표현 방법이 거칠었지만, 자신만의 창의성에 입각해서 영화를 만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잘 만들어 진'헐리웃 영화를 찍으면서도, 자신은 결코 개성을 잃지 않았다는, 자기 변명조의 명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밖에도 이 영화를 즐김에 온건하게 넘어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우르크하이는 검은 피부에 검은 피를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 뉴라인 프로덕션

관련사진보기

영화 속에서 선악의 구도를 묘사함에 있어, 지극히 ‘피부색’에 입각하여 그 구도를 잡는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선한 편은 모두가 백인이다. 그렇다고 톨킨의 원작 소설에서 선한 편이 모두 백인이라는 명백한 묘사는 없다. 게다가 판타지라는 허구적 세계에서 꼭 선한 편이 백인이라는 법칙이 존재할지 만무하다.

그러한 점들은 톨킨이 유럽 쪽 사람이고, 톨킨의 원작 소설이 북유럽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하는 사실을 감안 할 때 눈감을 수 있다 친다.

그렇지만 그 ‘백인의 선’에 대적하는 ‘악’의 묘사를 본다면 ‘백인’이 ‘유색인종’을 적대 화 하는 식의 암시가 과연 없는지 의구심은 더해간다.

궁극적으로 ‘사루만’이 부리는 검은색의 ‘오크’들과 ‘우르크하이’, ‘로한 왕국’을 치기 위해 불러드린, ‘엘러펀트’라는 동물을 데리고 다니는 악의 군대의 묘사는 분명 ‘유색인종’적이다.

특히 그 악의 군대의 묘사에 대한 인상은, 유럽의 중세풍 차림에 대적하는, 무슨 십자군 전쟁시절 그네 나름의 적의 이미지를 따온 것은 아닌가 하는 우스운 생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단지 판타지영화 라는 허구적 세계가 아닌가.

그렇게 백인들은 선이고 유색인종은 적대적이다 라는 설정은, 본의가 어찌되었든 간에 온건히 받아들이기가 껄끄럽다. 영화 속에서의 감독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한 점, 그 본의가 어떤지간에 영화가 은연중에 품고있는 인종차별적 면모는 영화를 보고 난 후 걸리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점들을 제외하면, 필자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매우 즐겁게 본 지라, <반지의 제왕>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주관적으로 영화를 보았을 때, '걸작'의 면모는 잃었다고, 해도 높은 오락성과 영화 보는 재미는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덧붙여 말하건대,<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을 즐겁게 본 사람은 누구나 내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한다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고대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