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지하철을 공짜로 탄다구"TV 브라운관을 통해 지켜본 서기원 캐스터는 바른 말만 하는 모범생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꼬장꼬장하고 딱딱한 인터뷰가 되기 쉬울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대하는데 별다른 거리감을 두지 않았고, 좀처럼 하기 쉽지 않은 얘기까지 시원 시원하게 대답했다. 서기원 캐스터의 소탈한 일면을 읽을 수 있는 몇몇 대화를 소개한다.- 얼마전 TV광고를 통해 목소리를 들었을 때 무척 반가왔다."아유- 내가 그것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다구. 뭐 그런 걸 다하느냐구(웃음). 그런데 아- 그 사람들 여태 전화 한마디 없네."- 무슨 말인가?"돈을 받아야 되는데 말야(웃음). 아- 글쎄 연락이 없어. 애들한테 전화해서 야, 왜 안 주냐 그럴수도 없고. 난감한데?(웃음)"- KBS에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퇴직했던 것으로 안다."어떻게 알았어? 분당 아파트를 신청해서 당첨이 됐는데, 중도금 내야지 뭐 내야지. 빚이 자꾸 쌓이는데 어- 이게 장난이 아니더라구. 이자로 월급 다 나가구, 도저히 안되겠는 거야. 돈도 아쉽고 그때 내가 아주 건강도 나빴어. 미국 월드컵에서 하도 고생을 해서, 당뇨가 생겼거든. 그래서 명예 퇴직 신청을 했지. 그래 빚 갚고 나니까 돈이 하나도 없어. 퇴직금이. 그래서 지금까지도 내가 벌어야 살잖아. 벌어 놓은 게 없으니까, 겨우 집 한 채 건진 거지. 뭐(웃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아 놀랐는데. "아냐. 차가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운전 면허가 없다니까. 내가 운전 자체를 못해요. 마누라가 하는데 뭐 나까지 또 해. 옛날에 한참 일할 때는 피곤하잖아. 거기에 운전까지 해봐. 그래서 마누라가 나를 데리고 다녔다구. 출장도 늘 같이 다녔다구. 그러니까 필요가 없는 거지(웃음). 그런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마누라가 꾀가 나는 모양이야(웃음)."- 그래도 방송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아냐. 나는 전혀. 요즘 내가 지하철을 공짜로 탄다구(잠시 무슨 말인지 언뜻 다가 오지 않아 침묵 그리고 웃음). 하하 민망해서 가능하면 지하철은 잘 안타구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난 전혀 그런 거 개의치 않아. 옛날부터 나 자신을 인기인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 직업인이지. 전문가지. 인기인이 아니지. 나를 인기인으로 생각해 주는 게 달갑지 않다구. 인기인이라면 몇 년 그저 인기 있을 때만 일하는 거 아냐. 나는 그래서 썩 좋아하지 않는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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