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딩크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 스포츠서울히딩크, "졌지만 자랑스럽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아깝게 패한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양팀 선수들은 물론 히딩크 감독도 떠났으니 다들 돌아가라"는 키스 쿠퍼 FIFA대변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뒤늦게 나타난 히딩크 감독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당신들은 우리가 이길때나 질때나 항상 기다려줘야 한다"는 농담과 함께 질문에 대답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 경기에서 우리는 실망했지만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는데 대해 다들 만족하고 있다"며 "우리의 선전이 축구계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자신감을 심었다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평가했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를 평가한다면 ▲초반에 선수들이 상대 공격을 너무 놓아줬던게 아쉬웠다. 어쨌든 독일선수들은 노련했다. 선수들이 상대팀에 대한 경외심이 너무 컸던 탓에 전반에 위축됐지만 후반들어 상대를 압박해가며 몰아붙였다. 주어진 기회에서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상대와 싸웠는지는 잊지말자. 선수들이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실망하고 있지만 대회 이전에 우리가 이만큼 오리라고 누가 생각했었나.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진용에 변화를 줬는데 ▲안정환이 발목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후반에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김남일이 중요한 경기에서 부상해 나서지 못했다는데 대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다. --패배에 대해 변명을 한다면 ▲변명하고 싶지 않다. 졌으면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외부적인 것에서 패배의 원인을 찾지 않겠다. --대표팀의 선전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축구계는 물론 한국사회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고 본다. 패한 뒤에도 선수들을 격려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한다. --3,4위전에 대한 대비는 ▲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7일부터 본격적인 대비에 들어갈 것이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마지막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이 하루 빨리 이날 패배에서 회복할 줄로 믿는다. --월드컵 이후의 진로는 ▲대회가 끝나기 전에는 진로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단지 대회가 끝나면 휴가를가질 것이라는 건 말해줄 수 있다. --대통령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오늘 직접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는 우리 선수들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줘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멕시코언론 "한국 국민에 존경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께 뿌블리꼬(전국민의 멋진 응원전)!' '께 에두까씨온(완벽한 질서의식)!' 월드컵 한국-독일전을 생중계한 멕시코의 민영TV 아스테카의 명앵커이자 스포츠평론가인 호세 라몬씨가 후반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전소감으로 내놓은 말이다. 다른 축구해설가들과 함께 매일 `로스 프로타고니스타스(주인공들)'라는 월드컵 특집방송을 진행하는 라몬씨는 한-독전이 끝나자 "한국팀이 아쉽게 졌음에도 모든 관중이 박수를 치며 끝까지 선수들을 격려한 것은 한국 국민의 높은 질서의식과 교육수준, 단합된 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많은 월드컵 경기를 관전했지만 이처럼 수준높은 질서의식을 보기는 처음이며, 한국 국민에게 존경심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유럽이나 중남미처럼 프로축구단이 많지 않아 축구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 왔으나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예상을 깨트렸다"며 "한국축구가 비록 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정신력에서 만큼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평론가는 "한국팀이 한 골을 허용하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찬스를 찾기 위해 열심힌 뛴 것은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과 독일 모두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최대 민영TV인 텔레비사의 축구해설가 역시 "한국 국민은 이번 월드컵을 너무나 훌륭하게 준비했으며, 선수들도 끝까지 선전했다"고 치하하고 "붉은 악마를 비롯한 한국 국민의 일치된 응원과 질서의식은 역대 어느 월드컵에서도 볼 수 없었던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전국민의 단합과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는데 잘 활용했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4강진출은 유럽과 중남미를 축으로 했던 `기존축구'의 영역을 아시아로까지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아르헨유력지 "심판도움 못얻어" 냉소보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아르헨티나의 유력일간 라 나시온은 한국팀의 결승행 좌절을 냉소적으로 보도해 교민들의 분노를 샀다. 신문은 25일 자사 인터넷 신문에 올린 한국-독일 준결승전 경기결과 속보에서 "독일이 `붉은 현기증'을 극복하고 결승에 진출했다"며 "한국팀은 90분동안 뛰었지만 심판의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 독일측 페널티지역안에서 단 한 개의 페널키틱도 얻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팀은 비록 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새로운 월드컵 역사를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유력일간 클라린은 한-독전 경기결과를 속보로 처리하면서 "독일이 한국 선수들의 (결승진출의) 꿈을 잠재웠다"며 논평없이 보도했다.베트남 언론 "한국, 선전으로 음모론 청산"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한국과 독일의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4강전을 지켜본 베트남 언론과 베트남인들은 한국팀이 비록 지긴했으나 4강 진출팀답게 잘 싸워 일부 탈락한 팀에서 제기한 음모론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한독전을 생중계한 국영 베트남TV는 "한국이 후반 체력소진을 견디지못해 결승골을 내주긴했으나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밝히고 "이번 경기는 그동안 한국에 패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주장하는 심판 음모론을 깨끗이 씻을수있는 선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국영 베트남TV는 "한국선수들이 두차례의 연장전을 치르면서 체력이 소진한 상태인데도 독일의 맹공을 한골로 막은 것을 볼때 체력이 남아있는 예선이나 16강, 8강전에서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스페인을 이긴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해설자는 "한국선수들이 체력만 뒷받침이 됐었다면 이날 독일의 역습골도 허용하지않았을 것이며 좀더 활기찬 공격을 펼쳐 승부를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날경기를 지켜본 베트남뉴스의 응웬티투안기자는 "한국이 독일에 선전하며 한골밖에 내주지않은 것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선수들에게 한국의 4강 진출이 실력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이제 아시아축구는 기량면에서 분명히 유럽이나 남미축구와 대등하게 세계축구의 한축을 담당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의 방송과 신문들은 이날부터 일제히 한국축구가 4강에 오른 요인과 한국의 준비 상황 등을 특집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미 언론 "한국 결승 꿈 좌절"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미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은 25일 웹사이트 등을 통해 한국이 8강전에서 미국을 이긴 독일에 1대 0으로 석패한 것을 알리면서 이번 패배로 한국의 첫 월드컵 결승진출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미 유일의 전국지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아시아국가로서 사상 처음 월드컵 결승진출을 노렸던 한국의 꿈이 끝났다"면서 "한국팀의 의지와 국민의 열정이 독일의 양보없는 승전의지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의 4강행을 좌절시킨 독일의 미드필더 미하일 발라크의 결승골로 한국을 물리치고 오는 30일 브라질-터키 승자와 월드컵 결승을 다투게 됐지만 발라크는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독일이 어렵게 한골을 넣어 한국의 경이로운 월드컵 승리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면서 "한국의 전술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창조적이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 등 다른 신문들도 월드컵 개막전 약체로 평가됐던 독일이 한국에 신승, 12년만에 다시 4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은 또 하나의 월드컵 신데렐라(한국)가 독일의 전차군단에 걸려 넘어졌다면서 한국 관중의 열기를 냉정함과 정신력으로, 빠른 한국선수들을 독일의 큰 신장과 체력으로 극복했다고 전했다. 뉴스전문케이블 CNN과 MSNBC, 스포츠전문채널 폭스스포츠 등도 월드컵 사상 최대 이변을 만들어낸 한국이 결국 독일 벽을 넘지 못해 독일이 한국의 결승 진출 꿈이 좌절됐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게임을 생중계하고 있는 ESPN의 캐스터 롭 스톤은 "한국의 기적 행진이 끝난 것은 불확실한 판정이나 불운 때문이라기보다는 독일 선수들이 개인플레이를 자제하고 하나가 돼 팀으로 뛰었기 때문"이라며 "독일의 수비는 견고한 반면 4강까지 온 한국 선수들은 지쳐 보였다"고 말했다. 스톤은 "한국이 한수 위이고 경험이 풍부한 팀에게 졌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한국이 한달간 모든 축구팬을 열광시켜준 데는 감사하지만 오늘은 (한국보다) 더 잘하는 팀이 승리했다"고 평했다. 미 최대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칸온라인(AOL)은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다른 어떤 팀도 해낼 수 없었던 한국전 승리를 일궈냈다면서 독일엔 `기분좋은 준결승'이라고 전했다. AOL 여론조사결과 66.2%(1천821명)가 브라질이 터키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뒤 독일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독일전 뒤풀이 큰 안전사고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기자= 독일전 석패로 월드컵 결승 진출이 좌절된 25일 길거리 응원단의 난동 등 우려했던 심각한 안전 사고는 대체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한국-독일전 당일 집계된 각종 안전사고는 총 293건으로 이중 병원 이송건수는 25건, 현장 응급조치는 257건, 미아보호는 8건 등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크게 부상을 입는 등의 안전사고는 없었다"며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넘어져 발생한 찰과상이나 폭죽을 터뜨릴 때 눈에 티가 들어가 식염수로 닦아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4강 진출이 확정됐던 스페인전 승리때에 비해 안전사고 발생건수는 늘었으나 대부분 피해정도가 가벼운 경우였으며 전반적으로 길거리 응원단 뒤풀이 분위기가 차분하다"고 전했다. 독일전이 1대0의 석패로 끝난후 서울 신촌로터리에는 이날 자정무렵 10만여명의 인파가 한때 몰려 뒤풀이를 갖는 과정에서 터진 폭죽이 쓰레기더미에 불이 옮겨 붙었으나 현장에 대기중인 소방대원들에 의해 곧바로 진화됐다.日언론 "한국 승부혼 보여줘"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26일 전날 치러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독일간의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석패한 소식을 일제히 1면 머리기사에 올렸다. 신문들은 일본대표팀이 8강진출에 실패했을 때와 비슷한 크기로 `한국 결승에는 진출못해'라는 제목을 뽑고, 사회면과 스포츠면 등에 해설기사 및 한국의 표정 등을 곁들여 크게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월드컵 개막전에는 `일본만 16강에 올라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국은 16강에 머문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또 "한국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성원은 일본에는 없는 강렬한 것이었다"면서 "대표팀은 이런 성원을 `압박'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대'로 받아들였으며, 결국 성원에 보답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은 아시아국가로 첫 결승진출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승부혼'을 보여줬다"며 "한국 축구는 역시 정신력이 강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한국에서 축구는 `민족의 자존심'이며, 일제 식민지시대 한반도에 있던 사람들은 축구로 일본인을 제압하는 것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했다"면서 "한국선수들의 승부에 대한 집념은 이런 역사와도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요미우리 신문은 `빨간 투지 최후까지 밀어붙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완전연소할 때까지 독일을 밀어붙였다"며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시아의 첫 4강진출 쾌거는 결코 빛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국팀의 투혼을 평가했다.미 언론 한국팀 찬사... 음모론 냉담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미 주요 언론들은 25일 한국 태극전사들이 독일 전차군단에 0 대 1로 안타깝게 무릎을 꿇은데 대해 '석패'라며 한국팀의 선전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USA 투데이, 워싱턴 포스트, 워싱턴 타임스, CNN 방송, 스포츠 전문채널 ESPN 등 미 주요 신문과 방송은 지난달 30일 월드컵 개막전을 시작으로 이날의 한-독일간 준결승전까지 한 경기도 빠뜨리지 않고 자세히 보도하면서 한국팀의 선전을 '신화'로 극찬했다. 워싱턴 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한국팀 연승가도를 '체력과 스피드에 바탕을 둔 승리'라고 지적, "한국팀의 4강 진출은 월드컵 역사를 다시 써야할 기적적 쾌거"라며 "독일은 한국팀 연승가도의 또 다른 제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한국에 패배한 일부 유럽 국가와 중국 등지에서 한국팀의 연승신화를 이른바 `음모론'으로 폄하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한국팀에 패배한 국가에서 일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도했을 뿐 이에 전혀 동조하지 않아 대조적. 미국은 특히 한국팀과 같은 D조에 속해 한-미전에서 1 대 1 무승부로 비긴데다 한국팀이 포르투갈팀을 격파한 덕에 8강에 진출, 어느 때 보다도 한국팀에 대해 호감과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 주요 언론들은 한국에서의 월드컵 경기상황과 `붉은 악마'의 응원열기, 그리고 한국민의 월드컵 준비와 민심, 미국팀에 대한 융슝한 경호 등을 자세히 전했지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나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미국은 오히려 한국에서의 월드컵이 미축구 중흥의 계기가 됐다며 음모론에 대해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한국팀의 결승진출 좌절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월드컵 한국-독일전 TV 시청률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 25일 밤 한국축구 대표팀이 독일과 월드컵 결승 진출을 놓고 벌인 한판 승부의 시청률은 67.2∼69.1% 선으로 나타났다. TNS미디어코리아와 닐슨미디어리서치는 KBS1ㆍKBS2ㆍMBCㆍSBS 4개 지상파 채널에서 중계한 독일과의 준결승전 가구시청률 합계를 각각 67.2%와 69.1%로 집계했다. TNS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지난 15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68.1%)이나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67.9%)에 비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닐슨의 조사결과는 72.4%에서 66.6%로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졌다. 어쨌든 `길거리 응원'의 인파가 갈수록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중계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청점유율은 90.0∼93.3% 선이어서 TV를 켜놓은 가구중 열에 아홉 이상은 지상파의 축구경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닐슨 분석에 따르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순간은 독일이 결승골을 터뜨린 오후 10시경(78.0%)이었다. 한국의 결승 진출 좌절에 따라 경기 종료 후 이어진 뉴스의 시청률은 스페인전 때보다 26.7% 포인트나 하락한 47.3%에 그쳤다. 성별ㆍ연령별 시청률을 보면 20대 남자가 평균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고 지역별로는 부산이 75.7%로 가장 높았다. TNS 조사에서는 독일의 노이빌레가 경고를 받은 오후 10시 13분(69.4%)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TV 스포츠채널을 포함한 시청률은 71.3%였다. 두 조사기관의 분석 결과 20대 남자의 시청률이 가장 낮았고 50대 이상 여자가 가장 높았다. 성별 시청률은 5.7∼7.2% 포인트 차이로 여자가 높았다.한국대표팀 26일 하루 휴식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아쉽게 한일월드컵축구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3.4위전으로 밀린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하루 휴식을 취한다. 독일과의 준결승을 치르기까지 접전을 거듭하는 강행군으로 파김치가 된 대표팀은 전날 저녁 가족들과 조우한데 이어 이날 하루에도 특별한 일정없이 개별적으로 휴식을 취한뒤 27일 오전 11시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 집결한다. 대표팀은 27일 오후 2시 비행기편으로 이동, 경주 현대호텔에 여장을 풀고 오후 5시께부터 경주시민운동장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 경기의 패자와 3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독일인들 "지고서도 축하해줘 감동"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경기장을 꽉 메운 붉은악마들이 혹시 난동을 부리지나 않을까 걱정했으나, 오히려 우리를 진심으로 축하해줘 감동했습니다." 경기장 한 구석에서 자국팀을 응원했던 독일인들은 승리를 자축하기에 앞서 아쉽게 지고서도 의연하게 대처한 붉은악마들과, 한국 축구팬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동료 4명과 함께 한-독전을 관람한 독일인 페터 몸바우어(34)씨는 26일 "축구장 에 많이 가봤지만 경기가 끝난 뒤 한국처럼 멋진 분위기는 느껴보지 못했다"며 "특히 붉은 악마의 매너는 좋았고 승리와 축제를 함께 누리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4강전을 보러 이틀전 독일에서 왔다는 마이크 판비츠(14)군은 "경기장 안팎에 한국 축구팬이 너무 많아 난동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다"며 "축구팬의 자세를 한 수 배우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루디 펠러 감독의 별명이 적힌 독일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독일응원가를 부르던 게오르그 호이프틀링(36)씨는 "일본에서 한국까지 독일팀의 경기를 대부분 지켜봤지만, 오늘처럼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일본에서보다 우리를 훨씬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한국인들에게 감동했다"며 "특히 경기장 안팎이 온통 붉은 물결을 이뤘던 한국인들의 축구사랑이 정말 멋져 보였다"고 감탄했다. 한국생활 10년째인 독일어 교사 하우란트(46)씨는 "독일은 이미 월드컵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한국이 이겼으면 했다"며 "한국인들이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에서 벗어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 것이 놀라웠고, 한국인들이 아깝게 지고서도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했다."태극전사 응원 함성은 멈추지 않았다" (대구=연합뉴스) 윤대복기자 = 4강의 신화를 남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함성은 멈추지 않았다.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우리나라 경기의 피날레를 장식할 3.4위전 경기가 치러질 대구월드컵경기장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4천700만 국민이 하나가 되는 `감동의 날'을 다시 한번 만들자'는 응원의 열기가 오는 29일 달구벌에서 또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구시민들은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는 대구에서 `태극전사'들이 4강을 넘어 3위를 확정짓는 `약속의 땅'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월드컵 축구 4강전에서 한국대표팀이 독일팀에 패배하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한국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3.4위전에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했다. 박학천(37.회사원.북구 침산동)씨는 "준결승전의 패배는 분명히 아쉬운 일이지만 태극전사들이 4강에 진출한 것만도 이미 신화를 창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오는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4위전에서 우리팀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붉은 악마'들은 부산을 거쳐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서울에 이어 다시 대구로 오는 대형 태극기와 카드섹션을 준비하는 등 응원준비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전국에서 40만-50만명의 응원인파가 몰려들 것에 대비한 교통대책을 마련했다.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종료 2시간 후까지 시내 3개 노선과 1개 순환코스에 75대의 셔틀버스를 투입, 승객 무료 수송에 나선다. 대구국제공항과 동대구호텔, 범물중학교 앞 등 3개 노선에서 운행된 셔틀버스는 1-4분 간격으로 승객들을 월드컵경기장까지 수송하고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순환버스도 운행한다. 또 월드컵경기장 앞을 통과하는 7개 시내버스 노선에는 79대의 버스를 증차하고 25개 노선 545대의 시내버스를 월드컵경기장 앞까지 연장 운행할 계획이다. 지하철 또한 경기시작 직전인 낮 12시∼2시 사이에 임시열차를 투입, 평소 6분 30초이던 운행 간격을 5분으로 줄이고 특히 경기장 입장권을 가진 시민들을 무료로 승차시킬 계획이다. 시민들도 경기일 승용차 홀짝제에 동참해주기를 당부했다. 시는 경기장에 못가는 시민 등 응원인파들을 위해 대형 전광판이 있는 시민운동장 야구장을 비롯해 두류공원, 국채보상기념공원,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등을 야외응원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20만명의 응원인파가 몰려들어 새로운 거리응원장으로 인기를 모았던 범어네거리는 월드컵경기장 교통소통을 위해 응원장으로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3.4위전 입장권은 매진된 상태로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최종적으로 시야장애석과 3.4위전 경기참가국 배정분 가운데 반환입장권을 합해 6천-7천여장을 경기전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지방경찰청과 월드컵안전대책통제본부는 월드컵경기를 안전하게 마무리짓는다는 각오로 월드컵경기장을 최종 점검하고 대비태세를 재확인, 한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소방본부는 야외응원장에 구급차 등 소방력을 배치, 안전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할 방침이다.기록으로 본 태극전사 `4강 신화'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 3-4위 결정전으로 밀렸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의 `4강 신화'는 강한 체력과 불굴의 투지가 바탕이 됐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독일과의 준결승까지 한국 대표팀이 치른 경기는 모두 6경기.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준준결승, 준결승 6경기에 단 1분이라도 뛴 선수는 총 23명 엔트리 가운데 백업 골키퍼 김병지, 최은성과 윤정환, 최성용, 최태욱, 현영민을 제외한 17명이다. 체력이 충분히 비축된 6명의 결장 선수들은 `혹시나'하며 대체 투입을 기대했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오는 29일 3-4위 결정전(대구)에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게 됐다. 출장 기록을 남긴 17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최고의 `철인'은 골키퍼 이운재와 미드필더 송종국을 꼽을 수 있다. 두 선수만 한국 팀이 치른 597분을 풀타임으로 뛰었는데 최종 수비에서 오른쪽 측면 오버래핑까지 종횡무진 활약한 송종국의 풀타임 소화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운재, 송종국 다음으로는 고공공격에 취약했던 한국 수비의 고질병을 단번에 날려버린 최진철이 562분을 뛰었고 홍명보도 551분을 소화, 노장 투혼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출장 시간이 가장 짧았던 선수는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후반에 투입됐다 옆구리 부상으로 물러난 최용수로 22분. 독일전에서 최진철을 대신해 투입된 이민성도 35분의 짧은 출장 시간을 남겼다. 슈팅을 가장 많이 때린 선수는 나란히 11개를 기록한 설기현과 안정환이며 유효슈팅(골문으로 향해 골이 되거나 골키퍼에 막힌 슈팅)에서는 설기현이 7개로 안정환보다 1개 많았다. 하지만 안정환은 유효슈팅 6개중 2개를 골로 연결한 데 반해 설기현은 1개를 골로 성공시켰다. 유상철은 8개의 슈팅중 2개가 유효슈팅이었으며 1골을 기록, 유효슈팅 대비 골결정력은 가장 높게 평가된다. 수비수 최진철과 김태영이 15개씩 파울을 범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에서부터 상대 플레이메이커를 단단히 압박, 수비력 안정에 혁혁한 공을 세운 김남일이 기록한 파울수는 14개나 됐다. 반대로 파울을 가장 많이 당한 선수는 6경기를 뛰며 상대 태클에 의해 19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진 박지성이고 유상철(13개), 김태영(12개)도 험한 경기를 치렀다.日 전문가, "한국의 패인은 피로누적"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일본의 축구 전문가들은 26일 한국이 4강전에서 독일에 0-1로 패한 것은 강행군으로 바닥난 체력 때문으로 분석하면서 불굴의 투혼을 앞세워 끝까지 추격전을 펼친 '히딩크호'의 정신력에 찬사를 보냈다. 전날 한-독전을 관전한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씨는 스포츠호치에 실은 고정 칼럼에서 "피곤해서인지 한국의 공격이 기능을 하지 못한 반면, 독일은 단 한번의 상대 실수를 속공으로 연결해 승부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무라카미씨는 그러나 "그 누구도 한국을 비난할 수 없다"면서 한국은 포르투갈을 꺾은 것을 기점으로 유럽콤플렉스에서 벗어난 뒤 몸에 밴 자신감으로 급격하게 수준을 향상시켰다고 격찬했다. 그는 또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의 활약을 통해 "대표나 개인이나 조금씩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의 중요한 계기를 통해 일거에 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야자와 미셸 닛칸스포츠 해설위원은 "안정환과 설기현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피로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져 미스가 있었다"며 한국의 패인을 누적된 피로와 선수 부상 탓으로 돌렸다. 미야자와씨는 한국이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준결승전에 딱맞은 선전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적극성과 끈기, 강인함은 일본이 보고 배워야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닛폰의 축구해설가 가네코 다쓰히토씨도 한국이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지닌 스페인을 상대로 120분간의 사투를 벌이느라 체력을 소진, 독일전에서는 잘해야 15분밖에 뛸 수 없는 에너지만 남아있었다며 스페인전에서 입은 데미지가 컸음을 지적했다. 가네코씨는 그러나 한국의 4강진출은 자랑거리라면서 "한국이 투지를 발휘해 독일을 편안하게 결승에 진출시키지않은 점을 칭찬하고 싶다. 그들은 끝까지 용감했다. 이점을 세계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한국팀의 투혼에 찬사를 보냈다. 산케이스포츠 우에키 시게하루(전 야마카타 감독)씨도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선수교대를 통한 전술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면서 "한국이 패배의 아픔을 털고 3위를 곧 '사수'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이국수 해설위원(전 J리그 베르디 오사카 총감독)은 한국이 맨투맨 수비로 독일의 체력을 소모시켜 후반에 승부를 건다는 작전으로 나왔으나 그동안 수비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비중이 컸던 최진철이 부상으로 물러난 공백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