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사랑에 관한 열두가지 비밀

영화<십이야 12夜> 사랑이 영원하다?

00.12.29 12:01최종업데이트00.12.31 18:42
원고료로 응원





















영화<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인정했다는 홍콩 최고의 멜로 시나리오 작가 임애화의 감독데뷰작은 바로 영화<십이야>이다. 세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젊은이들의 코드로 새롭게 패러디한 사랑에 관한 열 두가지 이야기들은 여성들의 감성을 콕콕 찌르는 감동과 웃음, 그리고 재미를 한꺼번에 선물한다.

홍콩의 크리스마스 이브,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던 지니(장백지)는 남자친구와 다툰 후 기분이 상해 있던 한 친구로부터 지니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다는 말을 듣는다. 바로 그날, 동네의 편의점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니를 집까지 데려다 준 알란(진혁신)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니의 슬픔을 함께 나누다가 그녀와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은 그들의 만남이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사랑은 영원한 것일까?

여기 우리가 한번쯤 고민해 보았던 사랑에 관한 12가지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12가지 비밀들을 새롭게 엮어보았다.


第 1 夜 - 사랑은 질병이라, 빨리 극복할수록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혹은 일방적으로 채인 후, 뭘 먹어도 맛있지가 않고,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다. 헤어진 연인의 사진을 바라다보면서 추억에 젖는다. 그리고 오래전 반갑게 누르던 전화기의 번호들을 눌러보지만, 그녀, 혹 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아, 사랑은 질병인가? 언제나 극복하려나?

第 2 夜 -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항상 '운명적 만남'이라 한다?

: 우릴 이렇게 맺어지게 한 게 뭘까?
: 먼저 나 혼자 택시를 타게 된 것, 거기다 당신은 여자친구와 다투었고, 날 바래다주게 된 것, 그리고 차에서 내가 당신을 멋지다고 생각한 것, 그러니 이건 운명적 만남이야.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이 평범한 것보다는 신비롭고 운명적인 것이 되길 내심 바란다. 이런 흔해 빠진 이유들을 손가락으로 뽑아보면서...

① 내가 대타로 소개팅에 나가서 당신을 만난 것은 정말 우연이 아니었나봐..
② 버스에서 당신 옆자리에 앉게 된 것은 어쩜 운명이었던 것 같아.
③ 우리가 똑같은 모양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식당에서 우리 핸드폰이 바뀌었던 것은 정말 운명이라니까.

第 3 夜 - 사랑에 빠진 이들을 조심하라.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 지금 새벽 3시라구, 자기가 너무 보고 싶어. 나 지금 자기 집으로 간다!
: 안 돼, 난 잘 거구, 아침 일찍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비행기를 타러 나가야 한다구..
: 그럼 내가 아침을 사가지고 자기 집으로 갈게. 우리 아침을 함께 먹자.
: 아니야, 자기 너무 피곤할 거야. 밤새도록 회사에서 일을 했잖아.
: 난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 자기가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당장이라도 막 달려가고 싶어. 일도 손에 잡히질 않아. 사랑해...

第 4 夜 - 내 사랑 못난이, 사랑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

: 당신의 뭘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을까? 얼굴은 사각형에, 눈썹은 너무 짙고, 볼은 복어배에 입도 사실은 균형이 맞질 않아. 내가 뭘 보고 넘어갔지?

제 눈에 안경이라.. 처음엔 사랑에 눈이 멀어 예쁘게만 보이고, 멋있게만 보이던 상대방의 외모. 그러나 실제 내 사랑의 외모는?

중키에 숏다리. 안경잡이에 시커먼 얼굴. 큰바위얼굴. 아네모네, 아니아니, 더네모네.. 왠 주름살? 주근깨는 왜 이리 많아? 점 좀 빼면 안 될까? 입술은 썰면 5접시. 그러는 네 입술은 너무 얇아. 코는 왜 이래? 돼지코 같아. 넌 콧망울이 안 예뻐. 납작코. 눈도 작아. 당나귀 귀. 곱슬머리. 매직 스트레이트 좀 해봐. 못생긴 손. 발에는 왜 이렇게 굳은살이 많지? 똥배. 처진 히프. 주전자 배. 윗배도 장난이 아냐...

내 사랑, 그대가 엄청난 못난이라고 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기에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합니다. 아니, 사랑이라는 위대한 이름은 모든 것을 용서하지요. 나 또한 완벽하지 않고, 당신 또한 완벽하지 않으니, 우리 사랑이라도 완벽한 사랑을 만들어가요.. 아! 사랑은 위대하고 인자하도다!

第 5 夜 - 남자여, 그 자존심 곳곳에 넘치는구나!

남자에게는 남에게 결코 지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잠자리에서의 능력. 예전의 남자친구가 지금의 남자친구보다 더 섬세하고 부드럽게 여자를 만족시켜 주었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라. "하나도 안 좋아"라는 말에 남자의 자존심은 무참히 꺾여 베개를 들고 마루의 소파에서 자겠다고 떼를 쓸지도 모를지어다.

第 6 夜 - 여자여, 그 자존심 오직 얼굴에 있구나!

남자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한다?

: 이젠 날 향한 사랑이 식은 거라구.. 어떻게 나한테 못생겼단 말을 할 수가 있지? 언제는 내가 세상에서 젤루 이쁘다면서.. 내 다리가 통통하다구? 차라리 무같이 굵다고 하지 그래? 내 외모가 맘에 안 들면 돈을 벌어서 성형수술을 시켜주든가, 아님 우리 헤어져!!

第 7 夜 -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사랑이다.

: 자기, 나 사랑해?
: 어.
: 어떻게 그렇게 무성의하게 대답할 수가 있어? 사랑한다고 말해줘.
: 사랑해.
: 진짜로 사랑해? 얼만큼 사랑해?
: 하늘만큼 땅만큼...

第 8 夜 - 당신의 행복이 내 행복 아닌가요?

: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 거지? 누가 이딴 걸 사오랬어?
: 자기를 사랑하니까, 신경 써 주는 거지..

第 9 夜 -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이 식어갈 즈음, 혹은 이미 헤어져 과거를 돌이켜볼 때 한번쯤 드는 생각...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第 10 夜 - 사랑은 늘 헤어진 후에야 진심으로 깨닫는다.

헤어진 후에야 알았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 아무 소용없겠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第 11 夜 - 사랑에 빠진 많은 사람들은 그 사랑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당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혹은?
당신이 처음은 아니지만, 당신과 남은 인생을 함께 하고 싶어. 나의 마지막 연인.
다시는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아. 당신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바뜨(But...) 그러나....

第 12 夜 - 사랑은 움직이는 것!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영원한 사랑은 없다구. 원래 사랑의 호르몬은 평균이 3년이래. 내가 그 사람하고 헤어진 후에, 왜 그렇게 아파했는지, 시간이 너무 아깝고, 내 청춘이 아깝고, 정말 헤어지길 너무 잘한 거 있지? 그 사람하고 계속 만났다면, 내 인생은 너무 불행했을 거야. 그리고 당신같은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을 거구. 아~~ 지금 내 사랑은 정말 운명적인 사랑이라니까...

임애화 감독은 '사랑은 간식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먹을 수도 있고, 안 먹을 수도 있는.. 안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 그런 간식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감독이 말하는 것이 사랑에 빠지지 말자거나, 혹은 모두 인스탄트식 사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랑에 대해서 조금은 편하게 생각해보자는 게 감독의 의도인 듯 보인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한 편의 귀여운 코미디로서,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랑 때문에 자신을 버리거나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주는 현실적인 충고로 다가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제작: 골든 하베스트
수입: (주)효능영화제작사
각본 감독: 임애화
출연: 장백지,진혁신,사정봉,스티븐 펑
러닝타임: 90분
개봉일: 12월 30일
상영관: (서울)피카디리,메가박스,시네코아

2000-12-29 12:05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제작: 골든 하베스트
수입: (주)효능영화제작사
각본 감독: 임애화
출연: 장백지,진혁신,사정봉,스티븐 펑
러닝타임: 90분
개봉일: 12월 30일
상영관: (서울)피카디리,메가박스,시네코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