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부산영화제 준비완료!!!

영화제 주인들을 만나다

00.10.06 14:37최종업데이트00.10.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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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 그 연륜만큼 능숙한 준비작업이 곳곳에서 비춰졌다. 전 기사 "자신감 충전, 부산영화제 앞으로"에서 보여주었던 독자회원들의 지적이 있었듯이 인터넷예매와 관객의 영화보기에 대한 배려는 지금도 부족한 부분이지만, 사전제작 지원의 성격을 가진 PPP와 처음으로 시작되는 마켓의 기능, 인더스트리얼 스크리닝으로 아시아 정상의 국제 영화제로 도약을 준비한다.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해운데 요트경기장이라는 기막힌 절경에 있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에 임박한 순간, 센터는 남포동 극장가가 있는 부산데파트로 이전한다. 이사짐을 풀고, 게스트와 프레스 등 아이디카드를 점검하는 그 부산한 공간에서 '영화제의 힘' 자원봉사자 단장을 만났다.

박준숙(자원봉사담당) 팀장과의 인터뷰

전에 부산영화제에 참가한 적이 있나?

"1회부터 4회까지 부산사람으로 영화제 관객이 되었다. 그 영화의 바다 속에서 눈물로, 때론 웃음으로 즐거운 관객이 되었다. 그러다 무언가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지원했다."

그렇게 자봉팀장이라는 권력에 올랐군요.(웃음) 언제부터 준비했나?
"영화제 시작 5개월전부터 일했다. 7월 면접, 8월 4일 최종합격, 8월 한달간 교육, 현재 활동을 시작했다."

관객으로 참여한 영화제에서 과거의 자원봉사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을 것 같다. 올해 자봉팀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그 면면은?
"자원봉사자 모습이 변한 것은 없다. 자원봉사자들은 허드레일부터 물밑에서 일한다.관객과 만나는 것까지 자원이 모든 일을 한다. 2500명이 지원해서, 380명을 뽑았다. 젊은 층이 많다. 그들 스스로가 영화를 좋아하는 분포도이다. 제주도에서 날아온 열혈영화 청년도 있고, 광주에서 건너온 3명의 여성전사들도 있다. 직장인도 휴가를 내서 참여하고, 주로 대학생이 많다. 주부, 고령자도 4분이나 계신다. 우리는 이들을 이모님이라 부른다. 할머니 1명, 할아버지 2분이다. 1회부터 활동하셨고, 그분들은 젊음이 나이만으로 평가할 순 없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고 계신다."

그들은 어떤 일들을 하나?
"모든 영화제 곳곳에서 일한다. 프로그램팀, 상영관, 홍보팀, 초청팀, 안내 등 활약상은 전방위적이다.영화제 모든 곳에 있다."

팀장으로 힘든 일이 있다면
"자원해서 봉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심정에는 죄송스러움과 감사함이 있다. 12시간 이상 고된 노동을 하시고, 그들 모두 고급인력이다. 우리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할 때, 항상 내거는 표제가 "순수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이다. 이 모토로 참여하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인데, 우리가 지급할 수 있는 것은 교통비와 실비 조금이다. 그 조그마한 실비도 돈은 안받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정말 순수한 마음들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다."

제주도에서 오신 분과 광주분들의 숙소는 제공이 되나?
"타지에서 오신 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모집시 부산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했지만, 열정이 많은 분들에게 사정상 많이 준비하지 못한게 죄송하다. 교육시 교통비 정도 지급할 뿐이다."

그렇게 멀리서 오시는 분들의 열정은 어떤가?
"멀리서 고생하시기 위해서 오시는데, '일을 한다', '게스트를 볼 수있다', 그런 것 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서 오시는 분들이다. 활동을 즐겁게 힘차게 해나가신다. 그래서 자봉팀이 모여있으면 정말 밝은 빛이 난다. 어떤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자봉이 없으면 1회 때부터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힘으로 제 5회 영화제도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홈페이지에 자봉들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고 들었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도 들어가지 못한 걸로 아는데...
"그것은 스텝 게시판이다. 화면에 보이지 않지만 스텝들만 들어가는 게시판이 있다. 주로 밤에 들어가는데, 몰래 들어가는 스텝을 보고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나를 왕따시키지 말라'며 웹프로그래머를 협박(?)해서 들어왔다. 거기엔 스텝들의 개인적인 글도 있고, 공지사항도 있다.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비밀번호를 알아냈지만, 그 공간은 스텝들만의 공간이라는 원칙에 다시 비밀번호를 바로 바꾸었다. 교수님이 상당히 섭섭해 하셨다. 재미있는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이 영화제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봉단 게시판은?
"자봉단 게시판은 역대 자봉들과 5회 자봉만이 들어올 수 있다. 그곳에서 10명이상 추천을 받아 동호회가 결성되는 데 그 팀별로 여러 이야기를 한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서 서로 모습을 나누기도 한다. 전에 일일이 전화를 하던 것이 없어졌다. 거기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자봉팀장이 말하는 5회 영화제는?
"4회까지 지역적인 항구도시, 바다, 부산을 강조했지만 이번엔 포스터, 로고 모두 동양적인 이미지로 나간다. 부산에서, 한국, 아시아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발전의 시작이다."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 준비상황을 보기 위해 코모도호텔로 향했다. 거기서 열혈영화 청년을 만났다.

부산영화제 초청팀 자원봉사자 한동희 인터뷰

처음 참여한 것인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회 때도 일했다.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서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남포동 상영장에서 일했다. 이번에는 좀더 전문적인 초청팀에서 일한다. 해외게스트들의 숙박을 체크하고 여러가지 편의를 조절한다."

현재 학생인가?
"동아대 생물공학과 4학년이다."

취업준비 시기 아닌가? 중요한 시기에 참여한 동기는?
"이 정도 여유도 있어야 한다. 바쁠수록 여유를 찾아야 한다. 부산 사람이고 부산에 있으니깐, 득히 영화를 좋아한다. 광적인 것은 아니고 여자 친구 예매하는 정도, 서스펜스를 좋아한다. 생각을 요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게 참여 동기다."

게스트팀 지원 동기?
"전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이번에 게스트 등 참여하는 관계자들을 돕고 싶었다."

여배우 등 스타를 보고싶어서는 아닌가?(웃음)
"솔직히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다. 신분이 신분(?)이니 만큼 자제한다. 사진으로 만족하고 있다."

시작하는 마음의 준비는?
"열심히 하자, 항상 웃자!!!"

2회때 경험이 힘들었던 것 같다.
"힘들지는 않았다. 그냥 재미있었다. 올해는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체력적으로, 밤샘이 힘들다. 늙었나보다."

2회때 에피소드?
"그때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했는데, 영어자막이 없었다. 관계자들도 있었는데, 항의가 심했다. 사과하느라 애먹었다. 그때 강력하게 항의한 사람이 해외유수 영화제 집행위원장이고 심사위원이었다. 고생했다."

일반관객이 항의했다면?
"더 조심한다. 항상 다시 볼 수가 있으니깐, 그들이 영화제의 주인이라 항상 생각한다."

5회 영화제를 자랑한다면
"1~4회의 실수를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좀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속이 꽉찬 영화제가 될 것이다."

부산영화제에는 항상 파티가 열린다. 한국영화의 날, 유럽영화의 날, 독립영화인의 밤 등. 하지만 그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파티이다. 그 마지막 파티에선 모든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그들이 영화제의 주인이므로...

단순한 모토가 아닌 진정한 주인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그들이 있기에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고가 될 수 있고, 아니 지금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000-10-06 15:1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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