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내 친구 어둠>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내 친구 어둠>은 역시나 한 소년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 <인사이드 아웃>처럼 소년의 두려움을 주제로 삼았지만 마음을 형상화하는 대신, 그 '두렵고 걱정되는' 대상이 되는 '어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불이 꺼진 방 한 구석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라 시커먼 두건을 쓴 검은 거인으로 형상화된 어둠. 빛이 사라진 공간이 자아내는 두려움을 이보다 더 절묘하게 형상화시킬 수 있을까.
박물관 천장에 매달린 전시물이 떨어질까 두려워 견학가기를 꺼려하는 오리온은 두려운 게 많은 소년이다. 관심이 가는 소녀에게 말 한 마디 건네기 힘들고,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에게 겨우 낙서를 통해서야 복수하는 소심한 소년. 그중에서도 가장 그를 힘들게 하는 건 매일 밤 어두운 방안에서 홀로 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 밤 엄마, 아빠 방으로 쳐들어 가는 오리온 덕분에 부모들도 잠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오늘 밤만은 엄마-아빠 방으로 찾아오지 말고 자라는 당부와 함께, 다시금 밤을 맞이한 오리온. 홀로 견디기 힘든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하소연하려던 찰라, 소년의 뒤로 '어둠'이 찾아온다.
그런데 소년을 찾아온 어둠은 뜻밖의 제안을 한다. 자신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차고도 넘치지만 오리온이 제일 심하다며, 더는 견딜 수 없으니 24시간 동안 자신과 함께 하며 '어둠'에 대한 편견을 없애보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리온은 자의 반 타의 반 어둠과 함께 길을 떠나게 된다.
<내 친구 어둠>은 어둠의 친구들로 밤을 채우는 캐릭터들을 소환한다. 잠, 꿈, 조용, 불면, 소음이란 단어에 딱 걸맞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저마다 활약한다.
아버지와 딸이 만들어 간 스토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