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줌마> 스틸컷
싸이더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이 있지 않나? 흔히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만 중년 이후 위축되는 몸과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100을 끝에 두고 계산해 보면 답이 나온다. 중년은 뭘 시작하기에 적당한 때이지 늦은 때가 아니다.
철없던 10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도 패기 넘치던 20대, 시행착오를 겪으며 활발히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30대, 한 분야에 (준) 프로급의 경력, 세상을 겪으며 연륜을 어느 정도 쌓은 40대, 서서히 은퇴를 준비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50대. 100세를 기준으로 봤을 때 반 백 살, 중간 이자 제2의 인생을 살기 안성맞춤인 나이가 중년인 셈이다.
중년은 인생이란 시계에서 오후에 해당한다. 계절로 치면 수확의 가을쯤이다. 림메이화는 평생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에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살았었다. 이제야말로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내 인생을 살아가기 좋은 때가 된 거다. 자식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 마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겠지만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자세히 볼 때가 중년이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이기 보다 여성, 아줌마로서 행복이 시작되는 거다.
특히 영화 속 림메이화의 상황과 잘 어울리는 OST '여성시대'는 앞으로도 당차게 걸어갈 수많은 여성들을 응원하는 노래도 안성맞춤이다. 그밖에 강형석의 유창한 중국어 대사, 낙오된 아줌마를 외면하지 않고 도와준 정동환의 푸근한 모습을 만나는 재미도 배가 된다. <서울의 봄>에서 무기력한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온화한 아저씨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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