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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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성+인물>이 살펴본 또 다른 문화는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네덜란드는 2000년 성매매 최초 합법화한 나라이자, 허가증이 있다면 누구나 '섹스 워커(성 노동자)'로 일할 수 있다. 연간 2천 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만큼 뜨거운 관광지에서 출연진들은 직접 섹스 워커를 만났다.
인터뷰한 섹스 워커는 "출퇴근이 자유롭고 상사 없이 일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만, 직접 들어와서 (산업을) 바라보면 다르다"고 말한다. 섹스 라이브 쇼를 운영하는 섹스 워커는 "예전에 공연을 본 적 있는데 출연진들이 예뻐 보여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답하며 "확실히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모두 '실제로 일하면 예상과 다르다'고 말하지만, 성매매 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팩트 대신 "나는 즐기면서 일한다"는 개인적인 고백만 있었다.
프로그램은 섹스 워커의 입을 통해 성매매 산업의 안전성을 거듭 확인한다. 위험한 손님이 왔을 경우, '패닉 버튼'을 누른다면 경찰이 바로 출동하지만, 인터뷰한 섹스 워커는 "한 번도 누른 적이 없다"고. 섹스 워커는 "불친절한 손님이 오면 거절하거나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러면 보통 돌아간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의 말대로 성 노동자는 안정적이고 위험하지 않은 직업일까? 혹은 현실과 다른 예외적인 '운 좋은' 사례일까.
<네덜란드의 성매매 합법화의 배경과 딜레마 연구>에 따르면 성매매 합법화 이후 네덜란드 법무부의 과학적 조사 및 문서센터는 2002년, 2007년, 2015년에 성산업의 실태를 진단하는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고 이를 통해 성매매 합법화의 문제점을 살펴볼 수 있다.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새로운 성매매 업소에 허가증을 허용하지 않아 음성형 구조로 변화했고 상당수의 노동자가 불법 이민자일 것이라 추정했다. 또한 업소들이 돈세탁 장소로 이용된다고 파악했다. 2007년 보고서엔 성판매 여성의 정서적인 면이 더욱 나빠졌고, 업소를 떠나고 싶은 희망자 중 6%만이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5년 보고서에선 노동자 중 1/3이 규제되지 않은 불법 분야에서 일하며 자신이나 가족의 빛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하고 절반 이상이 분노, 우울증, 외로움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네덜란드 법무부는 세 차례의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합법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발적 성매매와 강제적 성매매의 개념을 완전히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미성년자의 성산업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했다.
모순적으로 네덜란드의 성매매 합법화는 왜 성매매를 규제해야 하고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짚어준 것. 음지의 영역인 성매매를 수면 위로 올려 노동자 보호와 산업의 투명성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건 더 깊은 음지로 숨은 성산업과 노동자들의 고통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즐겁게 일한다'는 소수의 긍정적인 사례로 성매매 산업을 관통하는 의문점을 회피한다. 인간의 성(性)을 사고 파는 것은 본질적인 인권 침해가 아닌지, 성매매 산업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차별적 기조를 재생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성+인물> 속 자신의 일이 안전하다는 섹스 워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당신이 일하는 침대 옆에 '패닉 버튼'은 왜 달려있나.
성(性)문을 제대로 여는 법
넷플릭스 <성+인물>은 자위 기구, 다자간 사랑 등 네덜란드와 독일의 다양한 성문화를 들려준다. 유교 시민으로서 경악하며 동시에 부러움을 느꼈다. 성(性)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는 건 결국, 모두가 성적 안전성을 담보 받고 자유롭고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 위에 있다는 게 아닐까?
어렸을 적 도서관에 가면 가장 닳아있던 책은 WHY 시리즈 <성과 사춘기>였다. 그만큼 성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럽고,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필요한 건 성에 대한 존중. 누군가 성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성적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건강한 '성(性)진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첫걸음, 넷플릭스 <성+인물>도 함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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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 밖에 내세울 게 없습니다 계속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