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옥에서 온 판사'
SBS
마지막 회는 중반 이후 억지로 분량을 늘린 듯한 사족에 가까운 전개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실 속 법 체제가 범죄자를 제대로 응징하지 못하는 한계를 통쾌하게 해소했다. 영화 <용감한 시민>의 흥행 참패를 딛고 여전히 정의구현·약자 보호라는 주제를 작품에 녹여낸 박진표 감독의 뚝심은 이 드라마를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
악마라는 존재를 전면에 내세워 그동안 볼 수 있었던 '다크 히어로' 소재 국내 드라마들과는 차별화를 도모했고 동시에 '판사'라는 직함을 지닌 인물이 법의 틀을 깨뜨린다는 모순된 상황이 야기하는 재미의 극대화도 이뤄냈다. 지상파 드라마답지 않게 잔혹한 장면 연출이 자주 등장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를 과감히 뛰어넘을 수 있었던 건 제대로 약자들을 보호하지 못했던 법과 정의를 대신 구현해 줬기 때문이다.
악마·판사가 결합된 독특한 캐릭터를 담당한 박신혜의 호연, 분량 자체는 적었지만 매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특별출연' 신성록을 비롯한 다양한 배우들의 등장은 <지옥에서 온 판사>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 SNL > 속 예능 이미지와 정극 연기 양쪽을 훌륭하게 소화한 '아롱이' 김아영, 실제 세 자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김재화·김혜화·김승화 등 조연들의 맹활약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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