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놈 : 라스트 댄스'
소니픽처스코리아
이 중 영화 베놈 트릴로지 속 숙주와 심비오트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리공생'과 '기생'의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놈 1'에서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CEO 칼튼 드레이크(리즈 아메드)는 심비오트를 인간과 결합하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에 개인적 야망과 더 나은 인류를 위해 심비오트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실험 과정에서 드레이크는 윤리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 사회적 약자 계층을 실험 대상으로 끌어들이며, 피실험자에게 실험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실험을 진행한다. 이런 피실험자들은 심비오트와의 결합 실패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결국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기자였던 에디는 드레이크의 비인간적인 실험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라이프 사의 한 과학자로부터 라이프 사의 악행을 세상에 알릴 것을 요청받는다. 에디는 자료 수집을 위해 라이프 사의 실험실에 침입하는데 이때 인체 실험을 당하던 사람을 구하다 에디 자신이 심비오트와 결합한다. 에디는 심비오트와 결합하고도 다른 피실험자들과 달리 목숨을 잃지 않았다. 심비오트가 적합한 숙주를 찾은 것이다.
위의 두 장면은 기생물이 잘못된 숙주와 공진화를 이룬 적합한 숙주 각각과 결합한 사례를 잘 보여준다.
에디에게 기생하는 베놈
"I have a parasite. (제 몸에 기생충이 있어서요.)"
심비오트와 결합한 에디를 처음 본 사람이 에디에게 그 존재에 관해 물을 때 에디가 한 말이다.
초반에 심비오트는 에디에게 기생하는 존재로 보인다. 심비오트는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에디의 몸에 결합하면서 에디에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해를 끼친다. 심비오트와 결합한 에디는 심한 고통과 어지럼증을 느끼며 토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에디에게는 베놈의 목소리가 들리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아무런 죄 없는 시민의 머리를 집어삼키는 등의 행동이다. 이런 부분에서 심비오트가 에디를 '숙주'로 삼아 이용하기만 하는 기생 관계라는 게 드러난다.
베놈과 에디의 관계성 변화
자기 몸에 기생충이 있다면 없애버리고 싶기 마련이다. 에디는 심비오트의 약점을 이용하여 베놈을 자신의 몸에서 떼어내려고 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둘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서로의 필요성을 깨달으며 상리공생에 가까운 관계로 변모한다. 에디는 심비오트 덕분에 강력한 신체적 능력을 얻어 라이프 사의 악행을 막는 목적을 이루고, 심비오트는 에디를 통해 생존과 자기 보호를 해 나간다. 이러한 상리공생 관계는 '베놈 2'에서는 더 강력한 빌런 '카니지'에 맞서 싸울 기회를 제공한다.
베놈 트릴로지는 기생물과 숙주의 기생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리공생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생물학적인 방식보다는 갈등하는 두 존재가 이해와 타협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되는 모습으로 풀어서 그려낸다. 마치 공생 관계의 생물체가 각각 인간의 의식이 있다면, 베놈 트릴로지 속 베놈과 에디의 관계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렵지 않은 과학적 개념을 이용하는 영화는 베놈 트릴로지 외에도 많이 존재한다. 과학 정보를 참고해 영화를 관람하면 또 다른 해석과 재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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