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마일 2 >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마일 저주를 추적하던 이성적인 형사 조엘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려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의문점이 배가된다. 인물과 직업도 달라졌다. 어릴 적 트라우마에 갇힌 정신과 의사에서 세계적인 투어를 앞둔 팝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화려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듣는 즐거움을 추가했다. 확장된 세계관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대중 앞에서 늘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하는 스타의 고충으로 묘사된다.
스카이는 늘 괜찮은 척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을 상징한다. 아이 같은 순수함은 사라지고 시선을 의식하고 눈치 보느라 피곤한 어른 말이다.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여러 가면을 때에 따라 수시로 갈아 끼우는 상황과 겹친다. 팝스타라는 최고의 위치는 늘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안고 있어 가까운 사람마저 불편한 관계로 쉽게 변질된다. 남들 눈에 띌까 이동이 어려워 점점 고립되고 지치는 순간의 반복이다.
이는 얼마 전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지드래곤의 이야기와 맥이 닿는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 가수 생활이 화려했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최정상 가수의 이면을 고백한 그는 영화 <트루먼쇼>가 본인 삶 같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영화 속 스카이가 가졌을 법한 여러 감정의 층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결국 심리적 고문에 시달리던 스카이는 콘서트장에서 수많은 군중을 상대로 저주를 퍼트리며 붕괴된다. 영화 <모두의 노래>의 마지막 장면과 유사한 형태다.
<알라딘>의 공주 자스민 역으로 알려진 '나오미 스콧'은 파워풀한 가창력과 무대 안무를 선보여 호러테이닝 무비의 진화를 부추긴다. 나오미 스콧은 배우가 아닌 실제 팝스타로 봐도 무방한 프로다운 면모를 선보인다. 스카이의 두려움, 외로움, 강박감을 배가하는 데 일조한다. 뜻밖의 반가운 얼굴도 선보인다. 스카이가 약물중독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러 나간 쇼의 MC로 '드류 베리모어'가 등장하고, 섬뜩한 웃음으로 각인된 잭 니콜슨의 아들 '레이 니콜슨'이 참여해 스마일 저주를 재현한다.
한편, 파커 핀 감독은 단편 <잠들지 못하는 로라>를 발전시켜 만든 장편 데뷔작 <스마일>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포제션>의 리메이크 버전 연출자로 낙점됐는데, 이 작품은 <스마일>처럼 여성 트라우마와 쾌락의 광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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