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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가 귀찮다는 엄마, '재혼 가정' 통계가 말하는 진실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24.10.27 12:39최종업데이트24.10.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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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만나고부터 아이가 잘못된 것 같고.." (금쪽이 아빠)

2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양육 중인 재혼 1년차 부부가 고민을 안고 찾아왔다. 방송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관련 통계와 자료부터 짚어보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결혼 5년차 신혼부부는 103만 2천 쌍이었는데, 재혼부부의 비율은 20.7%(2022년 기준)였다. 그 중에서 자녀가 있는 부부는 72.6%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재혼 가정의 경우에 가족 간의 융화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2018년 EBS와 숭실대 부부가족상담연구소가 전국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3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혼 가정 청소년들이 겪는 우울과 불안 정도가 한부모·조손 가정이나 친부모 가정의 청소년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에 주목해서 방송 내용을 들여다보자.

재혼 후 폭력적으로 변한 금쪽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관련 이미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관련 이미지.채널A

금쪽이 아빠는 재혼 후 금쪽이가 폭력적으로 돌변했다며 우려했다. 심지어 "너만큼 커지고 20년 정도 뒤에 그때 보자"며 협박까지 한다는 것이다. 관찰 영상에는 식사 시간에 갑자기 괴성을 지르고, 손에 위험한 물건을 쥐고 휘두르는 등 폭력성을 보였다. 좀처럼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엄마는 재혼 후 변해버린 금쪽이 때문에 나쁜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식당을 운영중인 부부는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혼자 심심해하던 금쪽이가 키즈 카페에 가겠다고 생떼를 부렸다. 알아듣게 이유를 설명해도 괴성을 지르며 절규했다. 아빠가 중재하자 눈으로 반항하더니 논리 정연하게 따져 물었다. 이후 자리를 박차고 집에 가겠다고 화를 냈다. 이처럼 금쪽이는 충동성이 높고,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 또, 악을 쓰며 의사 표현을 하며, 심심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의 심심함의 이유가 단순히 할 일이 없다는 뜻은 아닐 거라며, 일상생활 속 급발진하는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마와 단둘이 남은 금쪽이는 숙제 문제로 떼를 쓰기 시작하더니 엄마 위에 올라타서 머리를 짓누르는 등 주저없이 공격성을 보였다. 엄마는 힘에 눌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금쪽이는 그런 엄마의 머리를 퍽퍽 때리기도 했다

"모습만 보면 패륜이죠. 하지만 아이의 수위 높은 문제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 (오은영)

단순히 숙제 갈등이 아닌 분노로 가득한 무차별 폭력이 가해지자 보다못한 제작진이 나서 말려야 했다. 분리 조치 후 방에 들어간 금쪽이는 갑자기 창문을 열고 돌발행동을 보였다. 예상 범위를 벗어낭 심각한 충동성에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도 금쪽이는 자해 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엄마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자작극이었다.

오은영은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만 지적하면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회복시킬 수 없다고 지적하며, 금쪽이의 감춰진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쪽이는 심각한 자괴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리고 있었다. 공격의 화살이 타인에게 향하면 타인을 폭행, 자신에게 향하면 자해 소동을 벌이는 식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발현되기는 하나, 그 본질은 자괴감이었다.

아무래도 '이혼'과 '재혼' 과정이 걸렸다. 오은영은 재혼 가정의 자녀는 충성심 갈등을 겪기 마련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집중했다. 실제로 신혼의 달달함을 나누고 있능 재혼 1년차의 부부에게 금쪽이는 방해꾼과 다름 없었다. 관심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엄마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즐거워하는 금쪽이와 달리 엄마는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엄마, 아빠가 놓치고 있는 게 많더라고요. 특히 엄마!" (오은영)

오은영이 찾은 원인은 '엄마'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관련 이미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관련 이미지.채널A

오은영은 금쪽이를 볼 때면 웃음기가 사라지는 엄마의 표정에 주목했다. 아빠를 볼 때와 확연히 다른 온도 차이를 금쪽이가 모를 리 없다. 무뚝뚝한 표정을 보며 얼마나 불안했을까. 혼란스러운 마음에 문제 행동을 저질렀을 것이다. 관심을 받기 위해 온갖 방법을 총동원했으리라. 오은영은 새아빠와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엄마와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라고 단언했다.

한편, 가게에서 또 생떼를 부리던 금쪽이는 그대로 뛰쳐 나가 도로를 가로질렀다. 위험천만한 상황이라 아찔했다. 황급히 따라나선 엄마가 혼을 내는데, 금쪽이가 엄마를 보며 웃는 게 아닌가. 화가 난 엄마는 금쪽이의 언행을 무시로 일관했다. 피상적으로 볼 뿐 마음을 들여다 볼 생각은 못했다. 그러자 금쪽이는 아는 욕을 다 내뱉어가며 자기 비하를 이어갔다.

영상을 유심히 관찰하던 오은영은 엄마가 눈을 깜빡이는 틱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금쪽이와 1대 1로 대면할 때 유독 심해졌다. 굉장히 불안한 상태처럼 보였다. 엄마는 금쪽이와 일상적인 대화조차 버겁다며, 금쪽이가 다가오면 두려움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전 남편과 똑같이 폭력을 쓰는 금쪽이를 보며 과거의 고통과 함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서적인 허기를 채워주지 않으면 이 문제는 반복되고 심해질 겁니다." (오은영)

금쪽이의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엄마와 갈등이 빚어지면 밀대를 휘두르며 위협했고, 집 밖으로 뛰쳐 나가는 일도 잦아졌다. 겨우 찾아서 집으로 돌아와도 독한 말을 쉼없이 쏟아냈다. 자신은 이 세상에서 필요없는 존재라며 좌절감을 표출했다. 이처럼 금쪽이는 처절하게 관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도무지 방법을 찾지 못해 부적절한 공격으로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이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의지와 무관한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겪으며 통제력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며 충분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엄마 아빠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 것 같다고 불안해 했다. 심심하다는 투정은 사랑해달라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오은영은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건 확실하게 알려주되 끊임없는 사랑의 의지를 전해주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1:1 코칭을 통해 지원에 나섰다. 엄마는 무관심했던 것에 대해 사과를 건넸다. 처음에는 거부했던 금쪽이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나갔다. 하지만 결의와 달리 엄마는 솔루션에 대충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고, 금쪽이의 폭주는 더욱 심해졌다. 엄마는 금쪽이가 귀찮고 버겁다고 털어놓았다. 이대로 솔루션은 실패로 돌아가는 걸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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