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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이날마다 모였다, 사실상 해체됐던 투애니원 귀환 뒷이야기

[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24.10.24 18:00최종업데이트24.10.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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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tvN

지난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10년 만에 완전체로 귀환한 레전드 걸그룹 투애니원(2NE1, 씨엘·박봄·산다라박·공민지)이 출연했다.

투애니원은 2009년 데뷔와 함께 이전에 없던 파격적인 콘셉트와 퍼포먼스로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키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Fire', '내가 제일 잘나가', 'I don't care', 'Go away', 'Ugly' 등 투애니원의 명곡들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6년을 끝으로 공식활동을 중단하고 각자의 길을 걸었던 투애니원은 2024년 오랜만에 완전체로 다시 컴백하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씨엘은 "저희가 몇 달 전만 해도 시스템적으로는 해체된 그룹이었다. 네 명이 다 모이기도 힘든데, 그래도 막내 민지의 생일 때마다 꾸준히 모이곤 했다"며 장시간 그룹 활동이 중단된 기간에도 친목을 다져올 수 있던 비결을 밝혔다.

2022년 미국 대형 뮤직 페스티벌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예고하지 않았던 투애니원의 깜짝 등장은 큰 화제가 됐다. 원래 페스티벌에는 씨엘만이 초대된 상황이었지만, 특별한 무대를 꾸미고 싶었던 씨엘의 깜짝 제안으로 모처럼 완전체 투애니원이 결성될 수 있었고, 2년 뒤 재결합을 기약하는 복선이 됐다.

"10년 전 못왔던 팬들, 이제 월급 받고 티켓 산다더라"

2024년 데뷔 15주년을 맞게 된 투애니원은 처음에는 팬들을 위한 선물로 기념사진을 함께 찍게 됐다. 리더 씨엘의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주도로 재결합을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산다라는 "리더의 추진력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며 씨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공민지는 "첫번째 연습날 'Fire' 무대를 마치고 네 명이 엔딩 포즈를 취한 모습을 거울로 봤는데 되게 감동이더라"라며 벅찬 순간을 떠올렸다. 데뷔 당시 10대의 풋풋한 막내였던 공민지는 어느덧 서른 살이 됐다. 세월의 흐름만큼 투애니원의 노래를 듣고 자란 팬들도 청소년에서 어엿한 성인이 됐다.

컴백 공연에 대해 씨엘은 "뉴진스 등 걸그룹 친구들이나 같은 직업인 분들이 공연에 오셔서 많이 축하해주셨다. 공감이 더 되니까 그게 위로로 많이 되고, 덕분에 치유와 충전이 됐던 공연이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tvN

컴백 공연에는 또래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투애니원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공민지는 "저희 음악을 듣자마자 우시는 분들이 기억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산다라 역시 "저희 데뷔 때부터 응원해주셨던 분들이 다 오셔서 오프닝 때부터 오열파티였다. 팬분들이 저희만큼 신나게 즐겨주시는 모습이 마치 4천 석짜리 클럽같았다. 그래서 저도 더 미쳐서 뛰어놀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산다라는 "무대에 있는 순간이 멍했다. 이제 꿈인가 싶었다"며 "기특한 게, 10년 전에 학생이라서 공연을 못왔던 친구들이 많은데, '이제 월급도 받고 티켓도 살 수 있어요' 라는 글도 있더라"고 했다.

씨엘은 "예전에 봤던 얼굴들이 한명 한명 보이더라. 우리는 많이 변했는데, 팬들의 눈빛은 똑같았다. 정말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이야기했다. 유재석은 "이 무대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게 됐기에 더욱 신이 났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투애니원 멤버들도 모두 크게 공감했다.

이미 데뷔 전부터 각자 나름 유명세를 타며 '잘나가던' 투애니원 멤버들은 서로간의 첫 인상을 어떻게 기억할까. 공민지는 '동안'의 대명사인 산다라에 대해 "언니가 너무 아담해서 저랑 동갑인줄 알았다. 라이벌이 들어왔다고 생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산다라는 "씨엘은 그때 십대였는데도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박봄은 제가 신입인데도 먼저 유쾌하게 말을 걸어줬다"고 회상했다. 박봄은 "산다라는 이미 필리핀에서 유명한 스타여서 쫄았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천하의 투애니원에게도 고생하던 무명의 연습생 시절이 있었다. 멤버들은 정수기 갈기, 안무실 거울닦기, 화장실 청소 등 온갖 잡일을 묵묵히 도맡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잊고 있던 추억에 잠겼다.

데뷔와 동시에 투애니원은 같은 소속사의 보이그룹 빅뱅에 비교되는 '여자 빅뱅'으로 불리우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노래는 물론이고 독특한 컨셉트와 패션과 스타일 등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산다라는 특유의 '야자수 머리'가 씨엘의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씨엘은 "재미있는 걸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때 당시 유행하는 펑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다라는 "(야자수 머리를) 개그계에서 많이 따라해주시더라. 그 당시 차량에는 선루프가 없어서 이동할 때마다 머리 때문에 옆으로 누워서 오느라 목에 담이 걸렸다"는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씨엘이 사진·영상 열심히 찍는 이유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갈무리tvN

투애니원이 데뷔했던 2009년은 소녀시대, 카라, 슈퍼주니어, 2PM 등 쟁쟁한 그룹과 명곡들이 넘쳐나던 '아이돌의 황금시대'이기도 했다. 투애니원은 수많은 인기 그룹들을 제치고 데뷔와 동시에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씨엘은 "그때는 인기를 몰랐다. 너무 바빴다"고 회상하며 "저희가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하다 보니까 '어디까지 새로운 것을 해야 하지?'라는 고민도 많았다. 한창 달릴 때라 뒤를 돌아보거나 지금이 어떤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투애니원은 이후에도 수많은 명곡들을 배출했다. 또한 해외로 눈을 돌려 국내 걸그룹으로는 최초로 월드 투어를 진행했다. 마이클 잭슨의 안무가, 비욘세의 음악감독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외국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며 노래 제목처럼 '세계에서 잘나가는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씨엘은 당시를 회상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 공연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산다라는 "저희가 많은 것을 개척했지 않나. 걸그룹 최초로 월드투어도 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니까 이런 것들이 기록으로 남고 많은 분들이 더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약 7년에 걸쳐 누구보다 뜨겁게 활동하던 투애니원은 2015년 MAMA 무대를 끝으로 개인활동에 집중하며 팀으로서는 긴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네 멤버 중 가장 개인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산다라는 "멤버들 없이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낯을 가리는 저로서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공민지는 "김숙 언니와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해 걸그룹에 도전하는 예능을 하면서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각자의 재능과 포지션이 있는데 멤버들이 내가 못한 부분을 함께 채워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씨엘은 긴 공백기 동안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꾸준히 활약해준 멤버들 덕분에 재결합도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가 각자 다른 분야에서 개인적으로 활동하다가 다시 모이니까 엄청나게 시너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역시 허투루 보낸 시간은 없구나 싶었다. 원래 네 명이서 하는 것보다 더 추가된 것 같아서 지금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즘 투애니원 멤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고 고백했다. 공민지는 "예전에는 바쁘게 지나간 것 같아서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인생에서 이런 언니들을 또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지금이 더 귀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공백기 동안 더욱 애틋해진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15주년을 맞이해 기념 사진과 영상 등을 열심히 찍고 있다는 씨엘은 "내 인생인데 기억이 안나면 돌아볼 수가 없으니까. (기록을 남겨놔) 온전히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사진보다는 영상이 더 좋다. 목소리가 담겨있는 게 더 소중하다"라고 했다.

또한 씨엘은 "과거에는 저도 못했던 것들이 많았다. 그때는 감정적이지 않아야 리더로서 멤버들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멤버들과 감정적인 교류가 많이 없었다. 최근에야 가족과 삶, 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멤버들과 나눌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동료에서 친구이자 가족이 됐고, 너무 자연스럽게 이렇게 돼서 너무 좋다"라고 털어놨다.

팬들에게 씨엘은 "15년 뒤에도 같이 축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공민지는 "친구같고 부모님같이 함께해준 팬들에게 효도를 못했다. 그동안 쉬신 만큼 덕질 생활을 신나게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유쾌하게 진심을 전했다. 산다라는 "저에게 투애니원은 항상 고맙고 든든한 무기를 가진 느낌이다. 가족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씨엘은 "원래 프로필에 세 명의 사진만 남았는데, 공연이 발표되고 나서 네 명으로 바뀌던 날에 '이미 많은 걸 이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애니원은 제게 너무 특별한 세상이고 감정의 소통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투애니원은 저에게 어떤 언어와도 같다"며 함없는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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