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시즌 6 배우 김의성 편에 나온 한강 작가 패러디와 독서모임 리포트, 황교안 전 총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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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는 뉴진스 하니 외에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도 패러디했습니다. 한강 작가 특유의 느린 말투를 흉내 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 역시 일부에서는 한강 작가를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 이후에 SNL 코리아가 방송한 코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논란이 된 한강 작가 인터뷰가 끝난 뒤 'MZ 세대의 한강 신드롬'이라는 뉴스 리포트가 재연됩니다. 텍스트힙(독서하는 게 멋지다는 의미에서 등장한 신조어 - 기자 말) 독서 인증 열풍으로 SNS에 한강 작가의 책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거나 독서 모임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자리에서 모임 참석자들은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적어도 육식주의자는 아니겠구나", "저는 한강 작가님이 노벨상에 걸맞은 소설가라고 생각을 해요. 소설이 영어로 Novel이잖아요"라고 말합니다. 리포터는 '과시용 독서, 독서 놀이에 빠진 MZ'라는 자막과 함께 "독서 열풍이 그저 유행으로 지나가지 않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요?"라고 되묻습니다. 사실 이 질문이야말로 우리가 곱씹어야 하는 부분 아닐까요.
또 이날 '근황쳌'이라는 코너에는 황교안 전 총리가 나옵니다. 리포터인 지예은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언급하면서 황 전 총리에게 "왜 박근혜 정부 때는 블랙리스트였을까요?"라고 묻습니다.
황 전 총리는 "내가 조윤선 장관에게 물어보니 블랙리스트를 본인이 만든 바가 없다고 했다. (당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역행하는, 특히 종북좌파는 지원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10년 전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정부 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SNL 코리아의 진심은 무엇일까요. 제작진이 아니니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당 회차에는 하니 패러디나 한강 작가의 말투를 흉내 낸 것 말고도 생각해 볼 지점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정부에 역행하는 종북좌파'라는 말이 지닌 폭력성, 그리고 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황 전 총리, 그 시절 박근혜 정부에서 한강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것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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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