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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소년은 못 보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이유 살펴 보니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청불 등급... 영등위 "제작사 측이 직접 등급 신청"

24.10.17 09:13최종업데이트24.10.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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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드라마화 한 <대도시의 사랑법>이 최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유지한 채로 방영을 결정했다. 해당 작품은 좌충우돌 자기 감정에 솔직한 고영(남윤수)이 20대와 30대를 거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룬 성장 로맨스물로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아래 영등위)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등급을 받은 바 있다.

앞서 동성의 사랑을 다뤘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 단체가 방영 채널인 티빙 앞에서 항의 회견을 여는 등의 소동이 있었다. 이에 원작자이자 드라마 극본을 쓴 박상영 작가는 SNS를 통해 드라마 공식 예고편이 삭제된 사실을 전하며, "혐오의 민낯은 겪어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동성 간 키스나 연애 장면 있지만...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간담회 현장.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간담회 현장. 티빙

서울 용산 CGV에서 16일 공개된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에선 동성 간 키스나 연애 장면이 있었지만, 15세 등급을 받은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보다 눈에 띄게 수위가 센 지점은 없어 보였다.

4개의 에피소드 중 표제작인 '대도시의 사랑법' 편을 연출한 홍지영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도 (예고편 삭제 등은) 처음 겪는 일이었는데 자세한 내막은 제작사를 통해 들으실 수 있겠지만, 만들면서 한계를 정하지 않고 네 명의 감독 각자가 해석한 아름다운 사랑을 마음껏 펼쳐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오늘 공개된 건 하이라이트 영상인데 본편에서 청소년관람불가가 나올만한 요소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3월 OTT 플랫폼들의 자율심의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OTT 채널인 티빙 방영작이 왜 영등위의 심의 대상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가 아닌 방영만 하는 형태기에 원 제작사가 등급신청을 넣게 된 것"이라며 "재심의 요청을 하지 않고 해당 등급을 받은 채로 방영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다만, 절차상 예고편은 본편과 별개로 심의를 받기에 재편집 후 전체 공개가 가능한 버전으로 다시 심의를 받는 중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 또한 "자율심의제 대상 플랫폼이긴 하지만 자체 심의를 할 수도 있고 영등위 쪽에 등급분류를 신청할 수도 있다"며 "해당 드라마가 어떤 사유로 등급 신청을 했는지까진 알 순 없지만, 제작사 쪽에서 직접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 CGV에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허진호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 용산 CGV에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허진호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티빙

이 같은 상황에 박상영 작가는 하이라이트 상영 후 기자간담회에서 "심경을 올렸을 땐 격한 마음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보수 단체들이) 얼마나 우리 작품을 널리 알려주시려고 노력해주시는 건가 '완전 럭키비키잖아' 생각했다"면서 "좋은 작품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인 것 같다. 문제작이면서 좋은 작품을 쓴 게 아닌가 싶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박 작가는 "한 원작이 영화화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드라마는 보다 원작의 느낌을 살린 결과물로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원작 중 고영과 재희의 우정에 집중해 이야기를 구성한 영화와 달리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미애',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등 네 에피소드를 네 명의 감독이 서로 다른 스타일로 연출했다. <야간비행> 등 독립예술영화로 주목받은 손태겸 감독이 1화와 2화를, <8월의 크리스마스> 최근 <보통의 가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3, 4화를, <결혼전야> <새해전야>의 홍지영 감독이 5, 6화를, 그리고 <같은 속옷을 입는 여자>의 김세인 감독이 7, 8화를 맡았다. 배우 남윤수가 주인공 고영 역을 맡아 여러 배우들과 각 에피소드에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21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대도시의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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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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