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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위 놓쳤지만... UFC 정상 노리는 일본 주먹

타이라 타츠로, 플라이급에서 활약... UFC 대표 선수 기대도

24.10.14 10:56최종업데이트24.10.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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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라 타츠로(사진 오른쪽)는 전진 압박에 강하다.
타이라 타츠로(사진 오른쪽)는 전진 압박에 강하다.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MMA에서 심상치 않은 일본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일본은 미국, 브라질과 더불어 세계 종합격투기 3강으로 꼽혔다. 하지만 메이저 단체 프라이드의 몰락, 많은 인재의 타종목 진출로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천재급 파이터가 등장했으니 다름 아닌 UFC 플라이급(56.7kg)에서 활약 중인 타이라 타츠로(24·일본)가 그 주인공이다.

타이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로이발 vs 타이라'대회서 아시아 남성 최초 UFC 랭킹 1위 등극을 노렸다. 결과는 아쉬운 스플릿 판정패(47-48, 48-47, 47-48). 플라이급 랭킹 1위 브랜든 로이발(32·미국)에게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내줬다. 타츠로의 손이 올라갔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플라이급 일본 돌풍의 주역

 타이라 타츠로(사진 오른쪽)는 복싱스킬을 지적받는 것과 달리 예상치못한 타이밍에서 펀치를 곧잘 맞춘다.
타이라 타츠로(사진 오른쪽)는 복싱스킬을 지적받는 것과 달리 예상치못한 타이밍에서 펀치를 곧잘 맞춘다.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타이라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37) 이후 처음으로 UFC 톱5에 진입한 동아시아 남성 파이터다. 강력한 주짓수를 바탕으로 UFC 강자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렸다. 이번 로이발과의 경기 마저 승리로 가져간다면 랭킹 1위에 등극하는 영광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는 정찬성을 비롯 호리구치 쿄지(33·일본), 오카미 유신(43·일본) 등도 해내지 못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모두 타이틀에는 도전한 경험이 있지만 체급 2인자인 랭킹 1위까지 오른 적은 없다.

경기전 현지 도박사들은 타이라의 랭킹 1위 등극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내다봤다. 타이라의 강점인 강력한 주짓수 실력과 로이발의 약점인 낮은 테이크다운 방어율(40%)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발은 이를 거부했다. 타이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타이라는 승리 당시 랭킹 5위였던 알렉스 페레즈를 제외하면 UFC 톱15 파이터와 싸워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로이발은 "타이라의 16연승은 좋은 기록이다. 하지만 나는 16승 7패인데, 나를 이겼던 선수 모두가 타이라를 압도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타이라에게 불안 요소로 지적된 부분은 이전까지 5라운드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UFC에서 타이틀전과 메인이벤트는 3라운드가 아닌 5라운드로 치러진다. 10분 동안 더 경기를 해야 하므로 체력적으로 힘들고, 경기 전략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

타이틀 도전 관문에 선 타이라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고산지대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훈련 캠프를 치르며 체력전을 준비했다. 타이라는 "로이발의 경기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어그레시브하다고 느꼈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내 페이스를 지키겠다. 끝날 때까지 진흙탕 싸움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가 끝나면 UFC에 타이틀샷을 요구하려고 계획한 상태였다. 타이라는 "로이발을 피니시하고 전 세계에 내가 다음 타이틀샷을 받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이미 챔피언 알레샨드리 판토자(34·브라질)에게 두 차례 진 로이발 또한 "다시 한번 재대결을 요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앞에서 날아간 랭킹 1위, 하지만...

 타이라 타츠로는 이날 경기에서 브랜든 로이발에게 너무 많은 펀치를 허용했다.
타이라 타츠로는 이날 경기에서 브랜든 로이발에게 너무 많은 펀치를 허용했다.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결과적으로 승부는 로이발이 이겼다. 타격에선 로이발 우위, 그래플링에선 타이라의 우위였다. 로이발은 긴 리치(173cm)를 활용한 복싱으로 타이라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타이라는 로이발의 펀치 세례를 맞고도 물러서지 않고 전진 스텝을 밟으며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고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치열했던 승부는 5라운드에 갈렸다. 로이발이 1, 3라운드를 타격으로 가져갔고, 타이라가 2, 4라운드에서 그래플링으로 점수를 얻어 서로가 동점인 상황이었다. 타이라는 적극적으로 압박해 로이발을 테이크다운 시켰다. 하지만 로이발이 길로틴을 걸어 포지션을 뒤집어 역으로 컨트롤하며 흐름을 가져갔고 결국 이때의 공방이 아슬아슬하게 승부를 갈랐다.

랭킹 1위의 꿈이 좌절된 타이라는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 미국 콜로라도서 타이라와 같이 훈련한 바 있는 로이발은 곧바로 패자에게 다가가 위로했다. 로이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이라를 갖고 놀 것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접전이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조차 못 했다. 1라운드에 피니시 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며 놀랐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전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와 5위 타이라를 제압한 로이발은 타이틀샷을 요구했다. 현 챔피언 판토자는 오는 12월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있을 'UFC 310: 무하마드 vs 라흐모노프' 코메인 이벤트에서 아사쿠라 카이(30·일본)를 상대로 방어전을 치른다.

이에 로이발은 "상황이 맞는다면 백업 역할이라도 기꺼이 하겠다. 둘 중 한 명이 부상으로 못싸울 경우 얼마든지 대타로 들어갈 용의가 있다는 얘기다. 만약 아사쿠라가 챔피언을 이기고 새로이 벨트를 차지한다면 일본으로 가서라도 그와 싸우겠다. 물론 판토자가 이길 경우 브라질로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이라는 아쉽게 랭킹 1위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창 젊은 나이대이다. 이번에 패배를 기록하고도 통산 전적은 16승 1패다. 16연승 후 1패만 허용했을 뿐이다. 현재 타이라 나이에 이 정도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전 세계 파이터를 통틀어도 많지 않다.

큰 경험을 추가한 타이라가 향후 더욱 심기일전해 일본뿐 아니라 UFC를 대표할 선수가 될지 주목해 보자. 결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타이라라면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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