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채널A
퇴근 후 지친 직장인처럼 아이들은 아빠와 있을 때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오은영은 아빠의 상태에 먼저 접근했다. 아빠는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완벽한 아빠'가 되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중압감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해내며 배울 기회를 오히려 뺏게 됐다. 가족을 책임지겠다는 일념이 너무 강한 나머지 모든 일을 자기 뜻대로 해결하려는 강박이 생긴 것이다.
결국 아이들은 시키는 것만 잘하게 되는데, 아빠가 본인 방식대로만 가르치고 지시하다 보니 아빠가 없으면 자발적 해결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실제로 첫째는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하고 혼자 지냈다. 아빠는 무기력한 첫째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은 아빠의 육아 방식이 가장 우려하던 상황을 만들었다며, 근본적으로 아빠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쪽이네 집에서 '엄마'는 금기어로 통했다. 아빠는 제작진과에게 자신이 아내를 그리워하지 않듯, 아이들이 이 삶에 만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약해지지 않게 감정을 단속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이혼 사실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듯했다. 오은영은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을 통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아빠의 육아가 '속 빈 강정'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출연자 아빠)
"엄마의 일을 아빠가 다 해주고 계셔서 별로 생각이 안 나. 근데 딱 한 번쯤은 엄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금쪽이)
지금처럼 아빠가 감정을 고립하고 억제한다면 화병에 걸릴 수밖에 없을 테고, 아이들은 감정을 배우지 못할 게 뻔했다. 첫째는 아빠가 속상할까 봐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제작진에게 꺼내 놓았다. 이 얘기를 들은 아빠는 미안한 마음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분명 아빠는 육아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지금은 방향 전환이 필요해 보였다.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천하무적 마음 단련'이었다. 일상에 많은 변화가 요구됐지만, 우선 퇴근 후 아이들과 수다 타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마음이 강해지기 위해서 필수적인 시간이었다. 심리 상담을 받고 등을 대고 부자가 마주 앉았지만, 첫째는 어색한 정적만 흐를 뿐 좀처럼 속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아빠가 먼저 한 발짝 다가가 봤지만, 첫째는 아빠에게 아직 마음을 열지 못했다.
다음 날, 마음 건강 전문 기관을 방문한 아이들은 각기 모래놀이 치료, 미술 치료를 받았다. 표현하는 법을 몰라 마음을 닫았던 아이들은 조금씩 빗장을 열어나갔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이혼 이야기를 솔직히 꺼내 놓았다. 숨겨왔던 슬픔을 나누며 가족들은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감정을 억제하고 숨기는 건 결코 능사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가 병행됐고, 아빠는 앞으로 아이들의 필요를 고민하기로 다짐했다. 변화에 대한 다짐은 금쪽이네의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왔다. 첫째와 둘째의 얼굴에는 무기력이 아닌 웃음으로 채워졌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육아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싱글 대디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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