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개최지인 경상남도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박장식
105번째를 맞이한 전국체육대회가 개막을 시작으로 한 주 동안의 여정을 시작했다. 11일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49개 종목에서 2만9641명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김해를 포함해 75개의 경남 권역의 경기장에서 대회가 열린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정부와 대한체육회의 신경전이 드러난 개회식이었다. 총리실과 대한체육회를 통해 비위 조사·공익 감사 청구를 주고받았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만큼은 서로 옆자리에 앉았지만, '동상이몽'의 발언을 이어가는 등 아슬아슬한 파열음을 이어갔다.
우주·항공 산업이 발달한 경남에 걸맞는 '드론 쇼'도 볼거리였다. 드론이 은하 모양으로 반짝이다 우주인의 모습으로 빛나며 성화를 점화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하여금 장관을 연출했다. 하지만 성화가 제 때 켜지지 못한 것은 옥의 티였다.
갈등 중 정부 - 체육회, '신경전' 이어갔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을 두고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개회사 및 축사를 통해 신경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국무총리실이 대한체육회의 비위를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한체육회도 감사원에 문체부 공익 감사를 청구, 맞불을 놓았다.
그런 신경전 속에서 이번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다. 2년 전 울산, 1년 전 목포 대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찾은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유인촌 장관 대신 장미란 제2차관이 참석해 개회를 선언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스포츠가 최근 다양한 종목에서 고루 성과를 내며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회장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48년 만의 최소 인원으로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거두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기흥 회장은 "전국체육대회가 체육 보급 및 세계에 앞장서는 역할을 지속히 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과 체육 가족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여러분께서 스포츠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말하는 등 최근 정부와 대한체육회 간의 갈등을 의식케 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반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체육계의 비위를 직격하는 발언을 기념사를 통해 이어갔다. 한 총리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선수들이 보여준 놀라운 열정과 투혼은 온 국민에게 크나큰 위로와 감동을 선물했다. 우리에게 스포츠가 왜 필요한지 실감케 했다"고 말하며 이 회장과 말을 함께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그러나 파리 올림픽은 어렵지만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다"며 "정부는 체육계에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고 체육 단체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긴 안목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최근 정부와 체육회 간 갈등을 에둘러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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