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우승자는 이균(에드워드 리)이다.
넷플릭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뒤로 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전체 회차 중 최고의 한 편을 꼽으라면 고민하지 않고 11화라고 말하고 싶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치는 내용이 담긴 회차여서다.
흑수저인 나폴리 맛피아가 결승에 진출한 상태에서 나머지 한 명의 진출자를 뽑는 준결승전인데, 전에 보지 못한 대결 형태를 보여준다. 일명 '무한 요리 지옥'. 두부를 재료로 30분 동안 음식을 계속 만들어내야 했다.
한 번에 한 명씩만 탈락시켰기 때문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명의 탈락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다음 두부 요리를 준비해야 해서 셰프들의 지쳐가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다가왔다.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과 아이디어가 고갈될 수밖에 없어 피를 말리는 승부였다.
11화에서 보여준 준결승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처절하고 힘겨운 승부였다. 참가자들은 당연하고 심사위원들도 무척 힘에 부쳐 보인다. 심지어 화면 밖에서 시청하는 나 역시 기가 빨려 지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처절한 승부 끝에 에드워드 리 셰프가 결승에 오른다. 준결승전이 너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서인지 몰라도 12화 결승전은 오히려 좀 시시했다. 준결승전이 너무 무겁고 어려웠던 탓에 결승전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졌나 보다.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셰프가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준우승을 차지한 에드워드 리도 그에 못지않았다고 본다.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 우승 등 그동안 그가 쌓아온 경력과 연륜이 매 순간 빛을 발했다. 우승은 나폴리 맛피아가 차지했지만, 주인공은 에드워드 리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가진 서사와 그의 서툰 한국말 속에 담긴 진정성 있는 메시지들은 하나하나 다 보석 같았다. 가슴을 울리는 그의 활약에 매료돼 어느새 나는 그의 팬이 돼 버렸다. 어찌됐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에 만장일치로 나폴리 맛피아의 손을 들어준 두 심사위원의 결정은 옳다고 본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워서 굳이 두 사람 모두에게 우승자라고 말해주고 싶다. 객관적인 맛으로서의 승리가 나폴리 맛피아라면, 주관적인 생각에서 멋있음은 에드워드 리가 압권이었다. 특히 그의 한국 이름 '이균'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셰프가 어느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맛뿐만 아니라 멋으로도 승부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요식업의 활성화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