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3회말 수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불펜의 부진이 가장 뼈아팠다. 고우석이 빅 리그 도전을 위해 떠났고, 이정용이 군 입대로 이탈했다. 작년 우승을 견인한 멤버 김윤식과 함덕주의 부상도 큰 손실이었다. 정우영과 백승현의 부진도 LG의 이번 시즌을 어렵게 했다. '불펜 왕국'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적은 홈런 개수도 LG의 약점이었다. 2023시즌 6위였던 팀 홈런 순위는 올 시즌 9위로 크게 떨어졌다. 1위 삼성과의 개수 차이는 무려 70개다. 타자가 강세를 보이는 시즌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홈런 개수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는 베이스 확대가 도입되는 올해 진가를 발휘하리라 기대를 모았다. 허나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LG의 주루RAA(Runs Abover Average, 평균 대비 득점기여도)는 -1.51로 리그 8위다. 주루사 확률도 1위로 좋지 못하다. 이제는 도루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때다.
확고한 '주전 야구'에도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다. 베테랑이 부진할 때 신인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어땠을까. 경직된 라인업이 분위기를 가라앉게 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용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숱한 아쉬움 속에도, LG는 오히려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럼에도 LG가 웃는 이유
팀을 산뜻하게 해줄 신인들이 혜성처럼 LG에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감독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포수 이주헌이 대표적이다. 이주헌은 머지않아 개최될 준플레이오프부터 팀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올해 말과 내년 도중 돌아오는 군 입대 자원이 많다. 올 시즌이 끝나고 돌아오는 송승기는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시즌 중반에는 이정용이 합류하고, 2026시즌 제대하는 이재원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2군에서도 문정빈이 타율 0.463, 4홈런 OPS 1.306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트윈스는 내년부터 '리툴링'을 하리라 선언했다. 리툴링은 부품을 갈아 끼우겠다는 의미다. 2~3년간은 베테랑과 유망주를 유연하게 기용하며 LG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뼈대가 잡혀 있고 자원이 좋은 만큼 전망이 좋다.
LG의 포스트시즌 키 포인트
박해민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9월 타격 성적이 타율 0.351 2홈런 OPS 0.965로 완전히 살아났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5차전 MVP를 가져갈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만큼, LG로서는 박해민의 부활이 큰 호재다. 좋은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2번 타순 배치도 충분히 가능하다.
가을야구 직전 가장 화제를 몰고 있는 이주헌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갈 것이 확실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26일 키움전에서 확실하게 정했다"라며 이주헌 기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LG의 포스트시즌 투수 운용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염 감독은 5명의 선발투수 중에서 최소 1명을 불펜투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에르난데스가 불펜으로 등판할 확률이 높다. LG의 가을 투수 운용이 얼마나 성공할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LG의 2024년 정규시즌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작년 우승 당시만 해도 왕조를 꿈꿨는데, 144경기를 다 치른 지금은 한국시리즈 진출도 미지수다. 아쉬움이 큰 경기도 많았고, 시즌 운용도 매끄럽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만큼 주어진 과제가 명확하다. 돌아올 든든한 지원군을 기다리며, 차근차근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아직 LG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신바람의 분위기를 탄 LG는, 어쩌면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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