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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방출... 1993년생 동갑내기 투수의 시련

[KBO리그] 29일 삼성과 NC서 각각 방출 통보 받은 이민호와 심창민

24.09.30 07:49최종업데이트24.09.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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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개막한 KBO리그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이미 5개 구단이 정규리그 일정을 마감했고 NC 다이노스만 유일하게 2경기를 남겨뒀을 뿐, 나머지 4개 구단도 시즌 최종전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30일에 열리는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결과에 따라 오는 10월1일 kt 위즈와 SSG가 가을야구 막차티켓을 놓고 벌이는 역대 최초의 '5위 결정전'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정규리그 일정이 끝나가면서 각 구단에서는 시즌이 끝난 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을 방출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이때 발표되는 방출 선수들은 주로 일정 기간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유망주들이나 정식 선수로 등록되지 못한 육성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매년 신인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구단에서는 선수들을 내보내야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대단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도 지난 지난 28일 롯데 자이언츠가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신정락을 방출한 데 이어 29일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NC가 각각 6명과 9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그리고 삼성과 NC에서 방출된 15명 중에는 야구팬들에게 제법 이름이 알려졌고 입단 당시 '특급 유망주'로 불렸던 두 투수의 이름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1993년생 동갑내기 투수 이민호와 심창민이다.

[이민호] 5년 간 1군서 자취 감춘 '리틀 선동열'

 NC다이노스 시절 이민호

NC다이노스 시절 이민호 ⓒ 연합뉴스


부산에서 태어나 야구 명문 부산고를 나온 이민호는 고교 시절부터 최고의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2011년에 창단한 신생 구단 NC다이노스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구단 우선 지명권을 활용해 이민호를 지명했을 정도로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특급 유망주였다. 실제로 이민호는 한현희와 김원중(이상 롯데),구자욱(삼성) 같은 KBO리그의 스타들보다 먼저 지명을 받았다.

루키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등판을 하지 못했던 이민호는 2013년 NC가 1군에 합류한 첫 시즌 마무리로 낙점돼 10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아주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질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2년 차 유망주 투수의 성적으로는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는 2014년 7승8홀드, 2015년 6승10홀드를 기록하며 NC 불펜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2016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9승3홀드로 NC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한 이민호는 2017년에도 5승3세이브6홀드로 활약했고 5년 만에 마무리로 활약한 2018년엔 5승14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 시즌 내내 팔꿈치 부상으로 11경기 등판에 그쳤다가 수술을 받으며 군에 입대했고 전역 후에도 2년 동안 1군 등판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NC에서 방출 당한 시점에도 여전히 20대의 젊은 나이였던 그는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테스트를 받은 끝에 지난해 12월 연봉 4500만 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하지만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면서 양적으로 풍부해진 삼성 불펜에서 이민호의 자리는 나오지 않았고 지난 6월1일 퓨처스리그 한 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이민호는 29일 삼성에서도 방출 통보를 받았다.

1993년생 이민호는 아직 만 31세로 은퇴를 언급하기엔 매우 이른 나이다. 그러나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 2019년을 끝으로 최근 5년 동안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투수가 또 다시 프로 무대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력적인 빠른 공과 낙차 큰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유망주 시절 '리틀 선동열'로 불리기도 했던 그가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심창민] NC 이적 후 9.2이닝16사사구 부진

1993년 2월생으로 1992년생들과 함께 학교를 다닌 심창민은 경남고 2학년 때까지 내야수로 활약하다가 뒤늦게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 전향 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 2010년 청룡기 대회에서 경남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고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권오준(삼성 재활군 투수코치)의 후계자가 필요했던 삼성에서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심창민을 지명했다.

프로 입단 후 어깨 통증으로 루키 시즌을 날린 그는 2012년 1군에 데뷔해 2승을 올렸고 2013년 1승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2.68의 성적으로 삼성 불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KBO리그에 타고투저의 바람이 불었던 2014년과 2015년 잠시 부침을 겪기도 했던 심창민은 2016년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25세이브를 기록했고 2017년4승6세이브16홀드,2018년5승17세이브5홀드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8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하며 병역의무를 마친 뒤 여러 선수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더욱 성숙한 기량을 뽐내는 것과 달리 입대 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2021년3승2패16홀드5.08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그는 2021년12월 김태군(KIA 타이거즈)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안타깝지만 NC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2022년 11경기에서 1승2패14.21로 크게 부진했던 심창민은 지난해 1군에서 5경기 등판에 그쳤다. 무엇보다 NC 이적 후 2년 동안 9.2이닝을 던지며 16개의 사사구를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한때 2억8000만 원까지 올랐던 연봉이 8500만 원으로 삭감된 그는 올 시즌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 19.1이닝 동안 31개의 사사구를 내준 후 NC에서 방출됐다.

심창민은 삼성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강속구형 사이드암 투수였지만 NC 이적 후에는 삼성 시절 만큼 위력적인 구위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프로 데뷔 후 선발 등판 경기가 한 번도 없는 '전문 불펜투수'가 이닝 당 1개 이상의 사사구를 기록한 것은 대단히 치명적이다. 지난 몇 년 간 제구에서 큰 약점을 노출한 그는 과연 프로에서 3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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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방출 1993년생투수 이민호 심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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