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회초 투구를 마친 한화 정우람이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안방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산발 4안타에 그치면서 2-7로 패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 패배로 66승2무76패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에게 반 경기 뒤진 8위로 떨어졌다. 한화는 오는 10월1일 롯데와 NC의 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비록 시즌 최종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한화는 이날 승패보다 더욱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이날 1986년부터 사용하던 대전 한밭야구장에서의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다. 한화는 내년부터 2만700석 규모의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사용한다. 또한 이날은 통산 1005경기에 등판해 197세이브와 145홀드를 기록했던 '레전드 좌완 불펜투수' 정우람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경기이기도 했다.
중간계투 위상 높인 SK 왕조의 주역
KBO리그 초창기는 말할 것도 없고 2000년대 초반까지도 리그에서 중간 계투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실제로 중간 계투는 선발투수를 하기엔 이닝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마무리 투수를 하기엔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중간 계투는 시즌 중 구단에서 평가하는 '연봉고과'도 선발이나 마무리 투수에 비해 낮게 책정됐고 연봉 협상에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제시 받았다.
그렇게 중간 투수들이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던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활약했던 '잠수함 투수' 김현욱(롯데 자이언츠 잔류군 투수코치)이 오직 구원승으로만 시즌 20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이는 불펜 투수로서 70경기에 등판해 157.2이닝을 던지며 고군분투했던 김현욱 개인의 성과였을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중간 투수들의 위상을 급격히 올리는 계기가 되진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000년부터 중간계투 투수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홀드 기록을 신설했다. 2000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하던 조웅천(두산 베어스 2군 투수코치)이 초대 홀드왕을 차지한 후 두산 소속이었던 좌완 차명주가 3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왕조의 주역이었던 좌완 정우람에 의해 홀드라는 기록과 중간 투수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2004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정우람은 프로 2년 차 시즌이었던 2005년 1.69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13홀드를 기록하면서 SK 불펜의 신 무기로 떠올랐다. 2007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후 기량이 더욱 향상된 정우람은 2008년 85경기에서 9승2패5세이브25홀드2.09의 눈부신 활약으로 커리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홀드왕에 등극했다. 정우람이 리그 최고의 좌완 셋업맨으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2009년 2홀드로 주춤했던 그는 2010년 75경기에서 18홀드를 올렸고 2011년에는 1.81의 평균자책점으로 7세이브25홀드를 기록하며 SK의 불펜을 든든히 지켰다. 2012년 마무리로 변신해 30세이브를 기록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2015년 16세이브11홀드를 추가한 후 FA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4년 84억 원이라는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을 받으며 한화로 이적했다.
KBO리그 유일의 통산 1000경기 등판 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