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옥에서 온 판사'
SBS
그런데 <지옥에서 온 판사>는 통쾌함 못잖게 뭔가 답답한 심정을 동시에 갖게 만든다.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범죄물이다보니 극중 악인들은 손쉽게 지옥불로 떨어지는 결과를 맞이한다. 답답한 현실을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대신 해결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각종 범죄가 야기하는 위험이나 문제점을 되짚어 보는 것이 아닌, 자극적 방식의 복수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사적 제재의 위험성 중 하나인 잘못된 피해자 발생에 대한 부분을 다소 간과한게 아닌지라는 물음표도 선사한다. 극중 악마가 자리 잡은 강빛나는 실수로 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판타지 소재 답게 한형사는 다시 부활하지만 현실이었다면 위험 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이는 영화 <베테랑2> 속 보험금 살인 사건 가해자로 억울하게 몰린 베트남 여성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든 해치(정해인 분)의 행동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이와 같은 사적 복수극의 범람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사법 체계의 불공정성에 기인한다. 분명 죄값을 크게 치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현실을 자주 목격하면서 쌓여진 분노는 일련의 작품 제작으로 연결되는 연료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똑같은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방법인지가 드라마를 보는 내내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정당한 복수와 과잉 폭력이라는 위험한 줄타기는 과연 <지옥에서 온 판사>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향후 다뤄질 10회 분량의 이야기는 기대와 우려감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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