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가 열리고 있는 통영체육관 모습 (2024.9.21)
한국배구연맹
정관장은 부키리치(198cm)와 메가(185cm)가 코트에서 공존할 수 있느냐가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아포짓으로 똑같기 때문이다. 공존하려면 한 명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 뛰어야 한다. 그럴 경우 리시브 부분에서 상대 팀의 집중적인 서브 폭탄을 견뎌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둘 중 한 선수는 주전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주목되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메가가 팀 훈련에 상당히 늦게 합류한다는 점이다. 현재 시점에서 메가는 남녀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올 시즌 팀 훈련'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다.
메가는 지난 시즌 V리그가 종료된 직후 곧바로 자국인 인도네시아 프로 리그를 뛰었다. 그 기간이 무려 4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였다. 8월에는 동남아시아권 대회인 SEA V.League에 출전했다. 그리고 지난 18~19일에는 '인도네시아판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그렇다 보니, 메가는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대부분 자국에서 머물렀다.
V리그 개막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까지 국제대회도 아닌 자국의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장기간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V리그에서 전례가 없는 사례로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배구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선 "프로구단들이 아시아쿼터 선수에게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정관장 팀팬들도 '메가 교체'를 요구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메가의 올 시즌 활약과 행보는 핫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변화 많은 IBK·GS... 페퍼의 야심 '탈꼴찌 그 이상'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FA 영입과 트레이드를 가장 파격적으로 한 팀이다. 이제 그 득과 실이 어떻게 나타날지 공개된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4월 FA 시장에서 대어인 이소영, 이주아를 영입했다.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후 전개된 FA 보상 국면에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인 표승주를 정관장에 보냈다. 또한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리베로 신연경을 흥국생명에 보내는 초강수를 뒀다. 구단과 감독이 주도적으로 팀을 개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IBK기업은행 전력도 예측 불가 상태가 됐다.
GS칼텍스는 선수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핵심 공격수였던 강소휘, 주전 리베로 한다혜, 주전 미들블로커 정대영, 한수지가 FA 이적 또는 은퇴로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은 '강제 리빌딩' 상황이 됐다. 사령탑도 이영택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가장 난해한 팀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과연 이번에는 '꼴찌 탈출'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다. 장소연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고,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 한다혜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도 트라이아웃과 아시아쿼터 모두 1순위로 뽑았다. 멤버 구성만 보면 중위권 그 이상을 기대해야 하지만, 지난 시즌의 장기 연패 기억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수도 없다.
일본 초청 팀도 '전력 강화'... 팬들은 흥미롭다
이번 KOVO컵 여자부는 해외 초청 팀으로 일본 1부 리그의 아란마레 팀이 출전한다. 그런데 아란마레도 최근 팀 전력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 큰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외국인 선수 2명을 전격 영입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대표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인 비첸코(29·192cm), 현 태국 대표팀 아웃사이드 히터인 돈폰(20·175cm)이다.
아란마레가 지난 시즌 일본 리그 정규리그에서 '22전 전패'로 최하위(12위)를 기록하고, 지난 8월 베트남에서 열린 VTV 컵 대회에서도 약세를 보인 핵심 이유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일본 자국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서다. 또한 선수 대부분이 166cm~175cm 사이의 단신 선수들로 구성됐다.
당연히 공격력과 블로킹 등에서 많은 약점이 있었다.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약점들이 어느 정도 보강될 경우, 국내 팀들이 고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 입장에선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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