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했던 파이널 A 무대가 다가왔다. 그 중심에는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준 김기동 감독이 있었다.
FC서울은 지난 21일 오후 7시 대구DGB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31라운드 대구FC와의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35분 일류첸코가 선제 득점을 성공하며 웃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대구 세징야에 극적 동점 골을 내줬고 결국 눈앞으로 다가왔던 승점 3점을 놓쳤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던 대구와의 승부였다. 대구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면 자력으로 파이널 A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경기 종료 직전에 상실했기 때문. 이에 대해 서울 김기동 감독 역시 "참 아쉽다. 오늘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잊어버려야 한다"라며 경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의 다음 목표는 '아시아 무대 복귀+리그 탈환'
대구와의 아쉬운 일전을 뒤로 한 채 휴식을 맞이했던 서울은 지난 22일, 포항 스틸러스와 강원 FC의 맞대결이 끝난 직후 활짝 웃었다. 바로 파이널 그룹이 최종적으로 확정됐기 때문. 5위 포항이 3위 강원을 상대로 2-1 극적인 역전 승리를 쟁취했고, 추격자 7위 광주가 8위 제주에 0-2로 패배하며 최종적으로 파이널 A 진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6위에 자리하고 있던 서울이 최종적으로 파이널 A 진출을 확정했고, 2019시즌 이후 5년 만에 상위권 무대에 복귀했다. 지난 2016시즌, 전북 현대를 제치고 극적인 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서울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시즌에는 리그 5위에 머물렀던 서울은 이듬해 11위로 추락하며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겪어야만 했다.
악몽은 이어졌다. 2019시즌에는 최용수 감독 지휘 아래 리그 3위를 차지했지만, 이듬해 리그 9위로 또다시 강등 위협을 온몸으로 느껴야만 했다. 2021시즌도 역시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을 맴돌며 파이널 B에 머물렀고, 2022시즌에는 시즌 초반 상승 곡선을 그리며 기대감을 모았으나 결국 뒷심 부족으로 리그 9위에 자리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 역시 시즌 초반에는 리그 2위까지 올라가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쓰라린 패배를 기록하며 파이널 B로 추락했다. 이처럼 닿을 듯 닿지 않았던 파이널 A 무대에 대한 갈증은 점차 심해져만 갔고, 서울은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포항에서 인상적인 지도력을 선보이던 김 감독을 영입하는 데 이르렀다.
포항에서 변화무쌍한 전술과 선수단을 휘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김 감독은 서울에서도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홈에서 5연패와 울산-전북-대전과 같은 까다로운 팀들과의 연전에서 무너지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 감독의 서울은 점차 단단해져 갔다. 특히 24라운드부터 28라운드까지, 리그 5연승을 질주하며 빠르게 상위권 추격에 성공했고, 이는 파이널 A 진출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5년 만에 파이널 A 진출을 확정한 FC서울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더해 선수단과의 호흡과 이를 자신의 전술에 녹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라이트백 최준을 과감하게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재미를 봤으며 윤종규, 김주성, 강현무, 강성진, 조영욱, 이승모, 강상우 등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호흡도 눈부셨다.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를 완벽하게 팀 플레이어로 조련한 김 감독은 일류첸코, 루카스, 호날두, 야잔 알 아랍의 능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이처럼 선수단과 하나 되어 서울을 이끈 김 감독은 팀의 오랜 갈증이었던 파이널 A 진출을 확정했고, 이제 더욱 높은 곳을 바라 보고 있다. 최근 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잠시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리그 우승과 아시아 무대 진출 가능성도 높다.
선두 울산 HD와의 격차는 8점에 불과하며, 아시아 무대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강원과의 승점 차는 4점이다. 남은 정규 라운드와 파이널 단계에 남아있는 경기 수를 생각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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