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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 팬과 대치한 김민재 반박..."협회와 감독에게 야유한 것"

김민재, 팔레스타인전 이후 붉은악마에 인사 거부

24.09.07 10:54최종업데이트24.09.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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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붉은악마가 팬들과 대치한 김민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 붉은악마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붉은악마가 팬들과 대치한 김민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 붉은악마 인스타그램 캡쳐


한국 축구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김민재가 경기 후 팬들과 대치한 상황에 대해 해명 입장을 밝히며, 야유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붉은악마는 6일 공식 SNS를 통해 "어제 경기는 결과도 결과이지만 경기 후 다른 이슈로 더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가고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붉은악마는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져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다. 진정 선수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을 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홍명보호, 약체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무승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에 0-0으로 비겼다.

최악의 졸전이었다. 이미 시작 전부터 홍명보호에 대한 잡음이 많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5개월 동안 임시 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한 뒤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됐다.

하지만 5개월 간의 감독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실제로 최종 면접까지 진행한 제시 마시,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이름값 있는 외국인 지도자들을 제쳐두고, 정상적인 절차와 프로세스 없이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며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과정을 두고 감사를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으로선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큰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10년 만에 이뤄진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은 최악의 졸전으로 끝났다. 피파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을 맞아 90분 내내 답답한 빌드업과 실수를 연발하며 전술 부재를 노출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홍명보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올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이에 경기 직후 김민재는 홀로 붉은악마들이 운집한 N석으로 걸어가 굳은 표정으로 홈 팬들에게 자제해 달라는 제스처와 함께 선수들을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붉은 악마, "지기를 바라고 응원 하진 않았다"

이후 김민재는 선수단과 함께 모여 다시 N석으로 향했다. 주장 손흥민이 선수단을 대표해 "차렷, 경례"를 호령하며 허리를 숙이고 인사했다. 하지만 이때 김민재는 붉은악마를 향해 인사를 하지 않은 채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민재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왜곡해서 저의 SNS에 찾아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하지만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 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 공격적으로 할 의도는 없었고,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신다면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장 손흥민은 "나오지 말아야 할 장면이다. 홈에서 경기할 때만큼은 우리가 우리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하루 뒤 붉은악마는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붉은악마는 목소리를 가장 잘 낼 수 있고 주목해 줄 수 있는 곳, 그리고 붉은악마의 본질과 존재의 이유인 선수들은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도 경기장 N석 골대 뒤에서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고 웃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붉은악마는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붉은 악마는 "모든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부탁드린다.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앞으로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주시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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