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마친 손흥민
EPA/연합뉴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에 공격이 만족스럽게 풀리지 않자 쿨루셉스키를 2선으로 내리고 손흥민을 다시 최전방에 배치하는 변화를 들고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10분 만에 이날의 첫 슈팅을 기록했으나 수비벽에 막히며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은 후반 11분 댄 번의 클리어링 미스로 행운의 자책골을 유도해 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공세를 이어가던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또다시 알렉산더 이삭에게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토트넘은 만회골을 놓기 위하여 막판까지 총공세를 이어갔지만 뉴캐슬의 촘촘한 수비벽을 끝내 뚫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날 '엔지볼'의 단점을 또 한번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20개의 슈팅과 6회의 유효슈팅을 시도하며 뉴캐슬(9슈팅,3유효)보다 더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골망을 가른 것은 자책골 한 골 뿐이었다.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지만 골 결정력 부족과 역습에 취약하다는 고질적인 단점은,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이 후반기로 갈수록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 시즌 손흥민이 유효슈팅 제로를 기록한 것은 레스터전에 이어 벌써 두 번째였다. 윙어로 뛰었던 전반에는 그럭저럭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스트라이커로 올라간 후반에는 오히려 위협적인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영국 <풋볼 런던>과 <이브닝 스탠다드> 등 몇몇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의 이날 경기력을 두고 "많이 뛰기는 했지만 중앙 공격수로서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5점이라는 저조한 평가를 내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많은 시간을 소화하며 팀 내 최다인 17골을 넣을 만큼 맹활약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그리 좋지 못했다.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혹사당한 손흥민의 폼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라인 깨기에 특화되고 몸싸움과 포스트플레이에는 그리 능하지 못한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문제도 상당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제 2의 해리 케인'을 기대하며 본머스에서 영입한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가 첫 경기부터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히샬리송 역시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했고, 클루셉스키는 프리시즌에 원톱으로 몇 차례 테스트를 받았으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전 후반에 또다시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리는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촘촘한 두 줄 수비에 둘러싸인 손흥민이 동료들이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브레넌 존슨과 오도베르, 제임슨 매디슨 등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2선 공격수들의 동반 부진도 토트넘의 골 결정력 저하로 이어졌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의 전술적 약점이 노출되었을 때도 이를 좀처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뉴캐슬전 패배 직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시즌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앞으로 토트넘은 계속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토트넘이 전술적 유연성 부족과 잦은 세트피스 실점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을 때 이를 부인하며, 자신의 축구철학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지도자가 자신의 철학과 색깔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약점이 언급되는 등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아무런 변화 없이 '원 패턴'만 고집하다 보면 점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9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연전을 소화한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개될 경기는 오는 15일 열리는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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