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엄지는 이적 첫 경기서 7개의 공격리바운드를 포함해 11득점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김단비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멕시코에서 막을 내린 2026 농구월드컵 사전예선에서 단 한 명의 국가대표도 배출하지 못했다. 한창 WKBL을 지배하던 시절 2명에서 4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하던 우리은행의 위용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아이들'로 불리던 3~4년 전의 신한은행과 비슷한 선수 구성이 됐다.
올해 박신자컵을 앞두고도 작년 박신자컵 준우승팀 우리은행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농구팬들 역시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올해 박신자컵에서는 성적에 욕심 내기 보다 새로 영입한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다가올 2024-2025 시즌을 위한 옥석을 가리는 무대로 삼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전 경기에서 승리를 쫓지 않는 위성우 감독은 있을 수 없었다.
우리은행은 31일 히타치와의 개막전부터 김단비와 이명관 같은 기존의 핵심 선수들은 물론, 한엄지,심성영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주전으로 출전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정통 빅맨이 없다는 약점은 있었지만 우리은행은 도움 수비를 통해 히타치의 실책을 유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3쿼터에 높이를 앞세운 히타치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승리를 쟁취한 쪽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개막전에서 김단비와 이명관의 활약도 좋았지만 한엄지가 이적 후 첫 경기에서 공격 리바운드 7개를 포함해 11득점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162cm,163cm의 단신 가드들로 채운 아시아쿼터 듀오 나츠키와 모모나도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기술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2쿼터 중반 깜짝 5득점을 몰아넣은 2005년생 신예 김솔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아직 박신자컵에서 단 한 경기를 소화한 우리은행의 이번 시즌 전력을 속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고 해서 단숨에 약체로 전락할 거라는 예상 역시 지나치게 이른 것도 사실이다.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우승 DNA와 최근 11시즌 연속 팀을 승률 7할 이상으로 이끌고 있는 '위대인' 위성우 감독이 있는 한 우리은행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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