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BJ '감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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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프리카TV가 돌아가는 구조를 알려면 '별풍선'부터 이해해야 한다. 별풍선이란 시청자가 BJ(진행자)에게 직접 보내는 사이버 머니로 이를 통해 BJ는 수익을, 아프리카TV는 수수료를 올리는 수단이다. 2023년 아프리카TV BJ의 '스트리머 분배금(별풍선 수수료, 구독료)'는 4761억 원에 달했다. 전년(3881억 원) 대비 22.7%나 증가한 것으로 '별풍선' 시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왜 단순 시청을 넘어 '별풍선'을 쏘는 것일까. BJ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별풍선은 일종의 후원금이자 BJ를 즉각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수단이다. 별풍선을 받은 BJ는 보낸 사람의 닉네임을 언급하며 "감사하다"고 말하고, 이와 함께 보낸 코멘트나 요청 사항에 반응하는 것이 아프리카TV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엑셀 방송'은 이런 별풍선에 얽힌 심리를 활용했다. 여러 명의 BJ가 함께 출연하는 '엑셀 방송'은 시청자가 보낸 후원 금액에 따라 BJ 간의 순위를 매기는 콘텐츠다. 사무용 문서 프로그램인 엑셀에 등수, 별풍선 점수, 기여도를 기록하고 순위에 따라 BJ의 계급을 매긴다. 그래서 유명한 액셀 방송들은 회사 콘셉트처럼 연출하여 BJ에게 인턴, 대리, 과장과 같은 직급을 부여한다.
최근 방송된 커맨더지코의 <광우상사>와 감동란의 <펀쿨섹>을 보니 '동물의 왕국'에 빗댄 BJ의 말이 부족할 정도였다. 남성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양옆에 수십 명의 여성 BJ들이 앉아 있고, 여성 BJ는 후원금을 받으면 무대 중앙으로 나가 춤을 춘다. 다른 BJ들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운다. 후원금을 받아야 출석 확인이 되기에 후원을 받지 못한 BJ들은 마치 체벌받듯 손을 들어 올린 채로 "별풍선을 보내달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실시간으로 보내는 후원금에 따라 순위가 변동하는 만큼 여성 BJ들은 섹슈얼한 춤과 적극적인 리액션으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 시청자는 특정 BJ를 골라 후원금을 보내고, 이에 맞춰 BJ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다 보면, 룸살롱에서 손님인 남성이 여성을 '선택'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남성 BJ는 주로 사회자 역할을 맡으며 꾸미지 않은 채 편한 모습으로 방송에 임하는 반면, 여성 BJ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끊임없이 시청자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 이러한 액셀 방송이 아프리카TV의 상위권 콘텐츠다.
이러한 '엑셀 방송'처럼 '벗방(벗는 방송의 줄임말)', '섹시 룩북(여러 옷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 혹은 영상 모음)' 등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방송은 늘어가고 있지만, 대책은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특히 섹슈얼한 콘셉트로 활동하는 여성 BJ를 두고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한 여성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는 이 여성의 방송을 소비하면서 과도하게 비난하며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의 프레임을 씌우기도 한다.
여성 BJ의 '섹시 방송'은 자발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