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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즌 연속 100탈삼진에도, 갈길 먼 류현진 가을야구

부진 씻어내고 호투 펼쳤으나... 한화, LG에 역전패

24.08.14 11:10최종업데이트24.08.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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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한화이글스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최근의 부진을 씻어내고 호투를 펼쳤으나 팀의 역전패로 웃지 못했다.

지난 1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99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던 류현진은 LG전에서 6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올시즌 KBO리그 전체 투수 중 17번째로 세 자릿수 탈삼진을 넘어섰다.

이로서 류현진은 자신의 KBO리그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8시즌'으로 늘렸다. 리그 역사상 이강철 현 KT 위즈 감독(전 해태, 1989~1998년)과 장원준(두산, 2007~2011, 2014~2018, 이상 10시즌 연속), 정민태(전 현대, 1995~2000, 2003~2004). 양현종(KIA, 2014-현재)에 이어 5번째 대기록이다.

2006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첫해에 20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2012년까지 '한화 1기' 7시즌 내내 꾸준히 100탈삼진을 넘겼다.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기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에는 210개의 탈삼진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이 기간 탈삼진 1위 타이틀을 차지한 것만 무려 5번이다.

2024년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12년만에 친정인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올해도 변함없이 100탈삼진을 채우며 건재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22경기에서 총 10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전체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최근의 부진한 흐름을 털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호투였다. 폭염이 한창인 한여름에 접어들며 류현진은 지난 7월 31일 kt 위즈 전(5이닝 5자책점 승)과 직전 등판인 8월 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5이닝 7실점 패)전에서 2경기 연속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12피안타를 허용하는 극심한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와 2회에 각각 볼넷 1개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3회에는 2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을 상대로 이날 첫 삼진이자 시즌 100번째 삼진을 기록했다. 4회엔 삼진 2개를 뽑아내며 삼자범퇴 처리했고 5회에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으나 박해민, 구본혁, 홍창기까지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이날 8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4.28에서 4.10까지 끌어내렸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무실점한 것도 지난 6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56일 만이었다.

8회 들어 무너진 한화... 역전 적시타 허용

정작 한화는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한화는 1회 요나단 페라자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나갔으나 이후 타선이 한 점도 더 뽑지 못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 불펜진은 박상원과 김서현이 1이닝씩을 잘 막았으나 8회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셋업맨이 나와야할 타이밍에서 검증되지 않은 김규원과 이상규를 연이어 올린 김경문 감독의 판단 미스가 독이 돼 돌아왔다. 오스틴과 문보경의 적시타로 2-2로 동점을 허용하며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가자, 결국 한화는 마무리 주현상까지 조기에 투입해야 했다. 주현상은 8회를 일단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9회에 끝내 무너지며 홍창기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실점 상황마다 유격수 황영묵-중견수 장진혁 등 한화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도 아쉬웠다.

결국 2-3으로 허망한 대역전패를 당한 한화는 최근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에이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다잡은 승리를 놓쳐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7월 이후 8월 초까지 계속되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화는 48승 2무 58패 승률 .453을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55승 1무 55패)와의 승차는 5게임, 하지만 꼴찌 키움(48승 61패)에게도 1.5게임 차로 추격당하고 있어서 다시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를 경험해본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한국시리즈에 올라본 것은 데뷔 첫해인 2006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현재 한화의 상황을 감안할 때 류현진이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올시즌 22경기에서 6승 7패에 머물고 있는 류현진은 한화에서 13년만의 두 자릿수 승리 도전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지만 2012년에는 27경기에서 182.2이닝간 자책점 2.66으로 호투하고도 수비와 타선의 지원을 받지못하여 9승 9패에 그치며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이 중단된 바 있다.

또한 류현진이 한화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장 높은 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2009시즌의 3.57(189.1이닝 75자책점)이었다. 현재까지 KBO리그 커리어 최초로 4점대 자책점을 기록중인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 호투하더라도 자신의 커리어 로우 자책점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높다.

30대 후반으로 전성기가 지난 나이를 감안하면 분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류현진 혼자서 멱살잡고 팀을 승리로 이끌기는 어려운 것이 한화의 현실이다. 이래저래 운까지 따르지 않고 있는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 첫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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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한화이글스 주현상 김경문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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