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1월 1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고영욱. 2013.12.26
연합뉴스
죗값 치르면 그만?
너무나도 익숙한 그림이다. 비단 고영욱뿐만이 아니다.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은 회한과 자기연민을 강조하며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난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회개까지 대중 앞에서 하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고 기만이다.
결국 도박, 탈세를 넘어 '성범죄자'까지 복귀를 시도하는 형국이다. 도박, 탈세 이후 복귀에 성공한 몇몇 얼굴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을 유머와 조롱의 대상으로 비웃을 수 있도록 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는 방식으로 대중에 스며들었다. 특히 남성 연예인의 경우 이들의 범죄는 쉽게 희화화되며 유머가 된다. 이들을 불러주는 방송사가 있고, 안타깝다며 방송 출연을 이끌어준 동료도 많기 때문이다.
성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도 복귀를 노린다. 최근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를 비롯해 가수 정준영, 최종훈이 복귀를 시도했다. 승리는 캄보디아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했고 정준영은 음악 활동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으며, 최종훈은 일본 유료 커뮤니티 플랫폼을 오픈하고 팬과 소통하겠다고 나섰다.
마약, 성범죄, 조세 회피 등이 관련돼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뻔뻔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성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은 아동 시설에 취업이 불가한 것처럼 연예계에도 응당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최소한 방송사, SNS와 같이 공적 창구에서 대중에게 노출되지는 않아야 한다. 유튜브처럼 플랫폼의 법적 규제가 없다면 '차가운 시선'이라는 대중의 사적 제재를 가할 시점이다.
'범죄를 저지르면 대중 앞에 설 수 없다', '2차 가해를 일으킬 만한 행동은 용인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들의 복귀를 대중이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가해자에 마이크 주지 말아야
언론사들도 범죄자의 목소리를 싣는 데 신중해야 한다. 앞서 한 연예 매체는 지난 6일 고영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약 없는 자숙에 들어갔다는 그의 일상, 향후 계획과 심경을 물었고 '단독'을 붙여 기사를 냈다. 이 기사를 받아쓴 중앙 일간지도 있다. 수십 개의 언론사가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유튜브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그의 영상의 조회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범죄자의 넋두리를 유튜브로, 기사로 접하고 싶지 않다. 가해자에게 마이크를 주지 말자. 그가 커스텀마이크를 들고 와도 단단한 방음벽을 세워 소리를 차단하자. 변명의 여지도 허용되지 않는 공론장을 만들어 '다음 복귀 소식'을 막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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