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인>의 두 주인공 송지온·정은경 배우.
고요한
"세상의 모든 새별이를 위한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인터뷰에 동석한 박석영 감독이 특유의 푸근한 미소로 영화 <샤인> 속 아역 '새별'(송지온)의 의미를 되짚었다. 아역 송지온 배우 본인의 언어를 박 감독이 대신 전달해줬다. 또 그는 예전부터 이해인 수녀님을 동경해 언젠가 수녀님을 담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데, 다섯 번째 장편영화 <샤인>에서 이 바람을 이뤘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샤인>은 '꽃 3부작' <들꽃>과 <스틸 플라워>, <재꽃>으로 독립영화계에 잘 알려진 박석영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다. <바람의 언덕> 이후 4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신작이기도 하다. 제목과는 달리 거창한 조명도 거의 없이 등장인물들을 환하게 고루 비추는 <샤인>은 수녀와 고등학생들, 그리고 아이가 주요 인물인 단출하지만 깊이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제주 북촌리와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각 인물의 선의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인물들이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상실로 상처를 겪은 아이를 위하려는 어른이 있고, 또 자신도 아이이며 더 어린아이를 돌보며 이별을 겪고 극복하려는 소녀가 나온다. 데뷔 10년 차 박석영 감독의 <샤인>은 그렇게 이별과 상처를 극복하는 사람과 제주의 바람과 빛, 꽃이 조화를 이룬 영화다.
영화에서 배우 정은경은 스텔라 수녀를 연기했다. 스텔라 수녀는 극적 갈등의 중심이 되는 인물인 예선(장해금)과 아이들을 '바라볼 줄 아는' 어른이다. 정은경 배우는 <샤인> 속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전개를 이어간다. <재꽃>, <바람의 언덕>에 이어 장편으론 박 감독과 세번째 만남이다.
<샤인> 속 북촌리 마을과 수녀원으로 어느 순간 아름답게 들어온 새별을 연기한 송지온은 이번에 데뷔한 신인배우이다. 카메라 앞에 서 본적도, 연기자가 꿈인 적도 없는 송지온은 별도의 오디션 없이 제주에서 캐스팅한 귀한 배우다. 개봉 직후에는 서울에서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에 씩씩하게 참여하고 있다.
영화 개봉 직전인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에뮤시네마에서 배우 정은경과 송지온을 만났다. <샤인>의 여러 인물들 중 가장 큰 어른과 가장 나이 어린 배우의 만남 속에서 두 배우는 따뜻한 대화를 이어갔다.
수녀처럼, 배우처럼, 정은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