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23 간토대학살> 스틸 이미지. 시민단체가 희생자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종이 조형물을 설치한 모습이다.
㈜영화특별시SMC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태영·최규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극장에서 개봉한다. 배우 김의성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고, 가수 김현성이 주제가를 불렀다. 영화에는 제작진이 최초로 입수한 일본 정부 주도 학살의 증거들이 다수 담겼다.
1923년 9월 1일, 관동(간토)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는 조선인('불령선인'이라고 표현)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로 대표되는 가짜뉴스다. 이어 계엄령이 내려졌고 일본군과 자경단은 조선인들을 대량 학살하는데, 이를 간토대학살이라고 부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 희생자 수는 6661명에 달한다.
그러나 홀로코스트 학살을 인정하고 사과한 독일과는 달리 일본은 지금까지도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3선 도쿄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는 2017년부터 간토대학살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는 전례를 거부했고, 100주년인 지난해까지도 그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피해국인 한국에서도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 이후에도 비슷한 법안이 더 발의됐지만 통과는 한 차례도 되지 못했다.
<1923 간토대학살> 김태영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비극의 진실을 더 추적해 보려 했다. 조지 로스 영국 해군 소장이 찍은 걸로 추정되는, 학살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사진을 보게 된 것이 계기다. 간토대학살을 후대에 알리는 것이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4년이 넘는 제작 기간에 걸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입헌민주당 스기오 참의원, 야마다 쇼지 릿쿄대학교 명예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학살 피해 유족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 직접 들은 이야기들이 영화에 담겨 있다.
시민들이 희생자 추모하고 진상 규명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