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덕이 7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활쏘기를 연마하는 입장에서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보며 가장 감탄했던 포인트는 선수들의 놀라운 집중력이었다.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법한데도, 일말의 동요 없이 깔끔하게 발시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흡사 로봇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남자 단체 준결승전 당시 김제덕 선수가 보여준 집중력은 대단했다. 활시위를 당긴 순간, 갑작스레 날아든 벌이 얼굴과 손등에 달라붙었음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김제덕 선수는 그 상황에서도 10점을 득점해 내고야 말았다. 당시 김제덕 선수의 분당 심박수(bpm)는 80bpm대로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평온한 심박수였다 한다.
국궁 역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주변의 시선과 소음은 모든 궁사들의 숙적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옆에서 기침하는 소리, 선풍기 바람조차도 거슬린다며 항의하기도 한다.
나 역시 옆에 선 사람이 내가 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시선이 의식돼 집중력을 잃곤 한다. 그 상태에서 쏜 화살이 과녁을 향해 제대로 날아갈 리 만무하다. 그때마다 옆 사람을 괜히 원망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김제덕 선수를 비롯한 국가대표들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면서, 결국 모든 문제는 내 자신에게 달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궁을 하는 사람들이 늘 되새겨야 하는 가르침 중 하나가 바로 '반구저기(反求諸己: 일이 잘못됐을 때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다.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보며 새삼 그 가르침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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