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매큘레이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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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형식은 수녀원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공포영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제목 이매큘레이트(Immaculate)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단어의 뜻은 '흠결 없는 깨끗한'이며, 뜻의 전복과 은유가 가득하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졌던 비밀스러운 역사와 종교의 뒤틀린 광기는 최근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 고립된 수녀원에서의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일화는 <베네데타>가 떠오른다.
사실 폐쇄적인 종교집단을 소재로 한 영화는 부패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순결한 여성은 목적을 달성하는 매개체가 되어 실험, 희생물로 전락한다. 집단의 교리에 의문을 품거나 항의하면 여지없이 고문과 제거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 수년간 죄 없는 여성이 쓰러져갔고 수많은 피로 세워진 성전이 영화 속 슬픔의 성모 수녀원이다.
<이매큘레이트> 속 세실리아는 앞선 영화를 따라가는 듯 보였지만 다른 방향으로 비튼다. 수녀원에서 벌어진 사건의 실체가 종교와 과학의 이종교배라는 추악한 진실이다. 대립이 아닌 결합이라는 포인트는 이방인인 세실리아를 친절히 돌봐준 테데스키 신부가 생물학 전공 과학자라는 설정으로 확인된다.
겉으로는 평범한 수녀원처럼 보이지만 미친 과학자가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는 덫. 예수 재림을 꿈꾸는 유전자 결합의 세계관은 신선한 접근이라 할 만하다. 다만, 그 과정이 생략되어 대사로만 유추할 수 있어 아쉽다. 혹시라도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면 바라건대 그 비밀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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