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세 번째 속편으로 괴생명체가 지구에 온 첫날을 다룬다. 프리퀄답게 시리즈를 보지 않았어도 볼 수 있는 기원 이야기다. 전작이 한적한 전원이 무대였다면 이번엔 구름떼 같을 군중과 차량이 즐비한 세계적인 도시 뉴욕으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시리즈의 연출과 각본, 연기를 맡았던 '존 크래신스키'가 제작자로 변신해 '마이클 사노스키'의 오리지널 각본과 연출에 지지를 보냈다.
영화는 471일 차를 기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보트 가족은 나오지 않지만 새로운 도시와 캐릭터가 등장해 심층적인 생존을 고민한다. 종말, 생존, 스릴, 연대라는 키워드로 존엄성을 지켜내는 깊은 철학이 특징이다. 혹시 4편이 제작된다면 괴생명체의 침공 이유를 다뤄봐도 좋을 듯 싶다.
뉴욕시의 평균 소음은 90데시벨로 비명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준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소음이 사라진 대도시의 이색적인 풍경을 담고 있다. 마치 9.11테러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 그날의 아비규환을 체험하는 듯하다. 화재로 재가 뉴욕을 덮치고, 부서진 마천루와 차량 사이로 혼비백산 도망치는 군중과 떼로 몰려다니는 괴생명체의 구체적인 비주얼도 만나볼 수 있다.
음소거 상황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서로를 돕는 이타적인 모습에 눈시울이 붉거진다. 백색소음을 찾아 숨을 돌리고 아이를 도와주고 먹을 것을 나눠주며 목숨 건 위험으로부터 협력한다.
침묵 속에 커지는 인간의 자유, 존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