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광주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성하훈
"만석을 꿈꾸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그 꿈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13회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을 앞둔 최지원 집행위원장의 바람은 극장이 관객으로 가득차는 것이다. 2012년 첫 번째 영화제가 시작한 이후 조금씩 규모가 커져 오다가 지난해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듯했다.
정부의 관련 예산 삭감 등으로 독립영화, 특히 지역영화의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난관을 뚫고 나가려는 지역 영화인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개막하는 광주독립영화제도 그 중 하나다. 2022년 11회를 기점으로 호남권의 비중 있는 독립영화제로서의 성장이 돋보인다.
광주뿐만 아닌 서울 등 외지에서도 일부러 영화제를 보러오는 관객이 생겨났고 지난해에는 12회의 상영 중 3회가 매진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로 주목을 받았다. 초겨울에 하던 영화제가 2022년부터 여름으로 옮긴 게 전환점이 됐는데, 지역적 특색을 살린 알찬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에 최지원 집행위원장이 있다. 2020년 집행위원으로 참여해 2021년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부터는 공동을 떼어내고 홀로 책임을 맡아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를 이끈다. 광주지역 영화계에서 '똑순이'라 불릴 만큼 프로듀서, 연극 연출, 연기 등 다방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왔다. 제작에 참여한 영화만도 13편에 달한다. 그간 쌓은 역량이 광주독립영화제를 통해 발현되고 있는 셈.
지난 27일 개막식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지원 집행위원장을 만나 올해 영화제 특징과 지역영화 관련 현안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광주독립영화제의 특징은 '광주'"
"올해 광주독립영화제는 유독 광주 출신 감독, 스태프, 배우가 참여한 신작을 많이 발굴했다는 것이 특징일 수 있습니다. 광주 영화 생태계를 위해 많이 노력해 주신 지역 영화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라 볼 수 있죠. 앞으로도 광주 영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광주독립영화제가 되려고 합니다."
최지원 집행위원장이 강조하는 올해 광주독립영화제의 특징이다. 지역 영화를 외부에 선보이는 창구로서의 역할에 책임 의식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매진을 기록한 작품들은 모두 광주에서 제작된 영화들이었다. 대학에 영화전공 학과가 없는 지역으로서, 영화제가 지역 안에서 창작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는 광주독립영화제가 갖는 차별성에 대해 "해가 갈수록 광주 영화인들의 수와 질이 늘어가는 중심점에 서 있다"며 "신진 감독들의 발굴과 교육뿐만 아니라 기성 감독님들을 돕고 상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광주독립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장·단편 등 모두 28편이다. 이중 개·폐막작과 광주 출신으로서 꾸준히 지역에서 제작 활동을 해 온 감독들의 신작을 모아 놓은 '메이드 인 광주' 섹션, 광주의 신예 감독들의 첫 작품들을 소개하는 '광주 신진 감독전' 등 광주 영화가 70%를 넘는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개최된 5.18영화제 대상을 받은 장광균 감독의 <오늘의 안부>는 광주에서 제작된 5.18 피해자를 그린 영화로 최지원 집행위원장이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그만큼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도시로서의 정체성 역시 광주독립영화제가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요소다. 매해 5.18을 소재로 한 영화가 광주독립영화제에서 빠지지 않는다.
최 집행위원장은 "올해 '5월이야기' 섹션에 지역 방송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1980, 로숑과 쇼벨> 광주 감독이 만들어 호평을 받은 <디-데이, 프라이데이> 두 편이 상영된다. 폐막작 <진달래 꽃을 좋아합니다>도 광주 5.18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인 윤한봉 선생의 미국 망명생활 중 활동과 그의 저항 정신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소개했다.
"지역서 영화 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반 마련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