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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독립·지역영화인과 회동... 영화인들 '예산복구' 요구

[단독] 취임 2년차에 이례적, 장관 제안으로 비공식 간담회... 한독협 이사장 등 영화인 6명 참석

24.06.26 14:56최종업데이트24.06.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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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자료사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자료사진)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관련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독립영화인과 지역 영화인들을 만났다.

한국독립영화협회(아래 한독협)에 따르면, 해당 영화인들은 지난 21일 유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 직원들과 약 2시간가량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
 
장관이 취임 2년 차에 독립영화인과 지역 영화인들을 만난 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한국영화산업 침체 일로에서 특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의 고충을 파악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백재호 한독협 이사장은 SNS를 통해 간담회 사실을 알리며 "독립영화인과 문체부의 인식 차이를 확인하고, 그 간극을 좁혀가는 시간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유 장관이 먼저 제안... 영화인들, 예산 원상회복 등 요구

이번 만남은 유인촌 장관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말 문체부 담당 공무원과 몇몇 영화인의 회동 후, 독립영화계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유 장관이 실태 파악 차원에서 업계 당사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해 성사된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간담회엔 백재호 한독협 이사장, 권현준 대구영상미디어센터장, 김진유 정동진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우리들> 윤가은 감독, 박영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문체부에선 국장 및 보좌관,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에선 본부장급 이상 실무진 등 10여 명이 동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영화계 인사들은 문체부의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한 직접적 피해와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며 기존 정책의 회복과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호 이사장은 "독립영화 및 지역 영상 문화 정책 현실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았지만 시급한 건 큰 변화가 있었던 지역 영상 문화 예산, 영화제 예산을 원상복구 시키는 것"이라며 "당사자들이 직접 얘기해야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듯해 참석자를 수소문했고, 가능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제시했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이 요구한 건 크게 ▲ 올해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 복원 ▲ 절반으로 삭감된 영화제 지원 예산 회복 ▲ 제작과 배급 유통 지원에서 일부 불합리한 내용 수정 등이다. 영진위 2024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2023년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 8억 원,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 4억 원 전액이 사라졌다. 영화제 지원 예산도 52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삭감됐다. 또한 독립영화 제작 배급 지원 유통사업에 자부담을 필수 사항으로 명시했고, 결산 또한 당해연도에 마치는 등 일부 요건을 수정했다.
 
이를 두고 영화인 사이에서는 문체부와 영진위가 영화계 현실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정부 방침만을 고수한 탁상 행정을 펼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영화의 요람이자 보루와도 같은 영화제 지원을 줄이고 지역 영화 지원 사업을 폐지한 것은 영비법에도 명시된 영상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 증진, 지역영상문화 증진 등 관련 조항에 어긋난다는 것.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성장 동력을 해친다는 우려다.

백재호 이사장은 "정부 방침으로 지자체가 전담하게 하거나 영화제 예산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지원 대상을 10개로 줄이는 건 문제고, 국내영화제와 국제영화제가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데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문제"라며 "제작 등 지원 제도도 올 6월에 대상자를 발표해놓고 11월에 정산하라는 등 행정 편의주의적 수정 등을 문제 삼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에서 피켓을 들고 정부의 영화 관련 예산 삭감을 비판했던 박영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왼쪽),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오른쪽)
지난 5월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에서 피켓을 들고 정부의 영화 관련 예산 삭감을 비판했던 박영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왼쪽),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오른쪽)전주영화제 제공
 
"문체부 측, 비교적 열린 자세" "진정성 느꼈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서 영화인들은 지역 영화와 영화제의 중요성과 운영 현실을 설명하면서 관계 당국의 적극 협조를 요청했다. 백 이사장은 "국제영화제를 두고 장관은 상업영화 중심의 행사로 오해하고 있더라"며 "장관은 이미 정해진 예산을 늘릴 수는 없고 지자체를 잘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영화제 평가 기준이나 제작, 배급 지원 제도는 검토 후 즉각 수정 및 내용 재검토를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고가 투입되지 않아 지자체가 지원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례들도 전달했다"며 "그래서 장관이 협력하고 설득할 수 있는 건 해보겠다는 건데, 우리 영화인들 또한 주시하면서 국회의원이나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인들은 간담회에서 유 장관이 비교적 열린 자세로 의견을 수용하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권현준 센터장은 "실무자들이 다 나온 걸 보고 이 사안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느꼈다"라며 "보수 정권 쪽이라 걱정은 했는데 대화가 아예 안 될 정도의 인식은 아니었다. 여러 의견을 듣고 검토해보겠다고도 했고 이후 만남도 약속했으니 진정성이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백 이사장은 "장관과 문체부, 영진위 직원은 독립영화인들과 같이 모인 게 처음이고 시작이 절반이니 자주 소통하자고 했다. 이후 검토하거나 수정된 내용을 가지고 모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영진위 쪽에서 예산 부족을 호소했는데 유 장관이 오히려 '영화인들에게 서비스하는 기관이 자기 직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거냐'며 바꿔볼 수 있는 건 바꾸자고 하더라"며 "독립영화제에도 장관이 직접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백 이사장은 "좌우를 따지지 않더라도 문화계가 힘든 건 모두가 인정하는 현실이니, 우린 우리대로 정책을 개발하고 적극 제안하면서 실무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이어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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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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