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핸섬가이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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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터커 &데일 Vs 이블>을 리메이크했다. 원작의 고어, 슬래셔 부분을 거두어 두고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남동협 감독의 타율 좋은 개그가 웃음을 저격한다. 코미디와 오컬트의 조합을 택한 영화는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 두 장르의 밸런스를 잘 찾았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신선함이 교차되는 괜찮은 조합이다. 신정원 감독의 <시실리 2Km>,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의 저세상 코미디를 비롯해 1980-90년대 할리우드 영화 느낌도 풍긴다.
덕분에 대놓고 B급 정서, 얼굴로 웃기는 주입식 비호감, 슬랩스틱 코미디가 난무하는 1차원적 웃음을 즐길 수 있다. 임원희의 등장 시점부터 변곡점을 맞아 영화의 톤을 결정하는데 이때부터 '우리 영화는 이런 식으로 쭉 갈 거다'라며 선전포고한다. 취향만 잘 맞는다면 넋을 두고 101분을 쭉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터프가이 재필과 섹시가이 상구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치명적 매력과 유머가 제대로 파고든다. 자아도취 외모를 마음껏 자랑하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과도한 표정과 톤,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외모와 스타일 때문에 오해를 부르지만 두 사람은 순수하고 성실하다. 의도치 않은 사건으로 범죄자로 몰려 억울한 상황에 부닥치면서 캐릭터의 웃픈 상황에 짠함도 배가 된다.
자신만의 세상에 사는 재필과 상구의 절친 바이브에는 실제 두 배우가 오래전부터 극단 생활로 맞춘 호흡이 녹아있다. 캐릭터를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준비해서 연기하는 이희준과 동물적인 감각으로 디렉팅 이상을 해내는 이성민의 살신성인 연기 스타일이 달라 관전하는 재미가 있다.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해 짬짜면을 주문하는 내적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캐스팅이다.
그래서일까.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외모지상주의를 건드리는 인물은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알고 보면 속이 핸섬한 진국 가이즈의 반어적인 제목까지, 모든 게 신의 한 수다.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뿐만 아니라 주조연으로 등장하는 이규형, 박지환, 우현. 그리고 대학생 팀의 활약도 눈에 띈다. 그 사이 열일 행보를 보였던 <무빙>의 김도훈, <카운트>의 장동주, <재벌집 막내아들>의 강기둥의 성장까지도 반갑다.
허리급 영화의 부활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