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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조 1위 16강 진출했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

[유로 2024 C조 3차전] 잉글랜드 0-0 슬로베니아

24.06.26 10:49최종업데이트24.06.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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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3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긴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의 해리 케인 선수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2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3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긴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의 해리 케인 선수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로이터=연합뉴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또다시 졸전을 펼쳤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긴 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줘 아쉬움이 남는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2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 2무 승점 5를 기록, C조 1위로 마감했다. 세 번의 무승부를 기록한 슬로베니아는 승점 3으로 조 3위를 확정하며, 와일드카드를 통해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 슬로베니아 수비 뚫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해리 케인, 2선은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가 책임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데클란 라이스-코너 갤러거가 포진했으며, 수비는 키에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나서고,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슬로베니아는 4-4-2였다. 전방은 베냐민 세슈코-안드라시 슈포라르, 미드필드는 얀 믈라카르-티미 엘슈니크-아담 그네즈다 체린-페타르 스토야노비치가 자리했다. 수비는 에릭 얀자-야카 비욜-반야 드르쿠시치-잔 카르니치니크, 골키퍼 장갑은 오블락이 꼈다. 

슬로베니아는 전반 4분 크로스 공격을 통해 세슈코가 헤더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후방에서 지공으로 공을 돌렸지만 마땅히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할 루트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후방 빌드업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슬로베니아의 4-4-2 대형은 적정한 간격 유지와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잉글랜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전반 19분에는 슈포라르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29분에서야 케인의 발에서 첫 슈팅이 나올 만큼 무기력했다. 이마저도 수비벽에 걸리며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1분 뒤 케인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5분 포든의 프리킥도 오블락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잉글랜드는 왼쪽 중심의 공격으로 노선을 잡았지만 오른발 잡이 트리피어가 왼쪽 터치라인에서 전진해야 하는 공간이 열리고도 중앙으로 접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 포지션이 아닌 포든의 왼쪽 윙어 기용도 전체적으로 엇박자였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실패로 끝난 갤러거 선발 카드를 폐기하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이누를 교체 투입했다. 그럼에도 후반전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답답한 경기 운영은 전반과 거의 흡사했다. 후반 26분 사카 대신 파머를 넣었다. 후반 29분 라이스가 포든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가담한 뒤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39분 트리피어를 불러들이고 알렉산더 아놀드를 넣으며 오른쪽 풀백에 배치했다. 워커가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슬로베니아는 후반 41분 믈라카르, 슈포라르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욘스탄코비치, 공격수 잔 첼라르를 넣으며 4-4-2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비에 좀더 무게감을 뒀다. 스탄코비치가 중앙 미드필더에 자리하고, 엘슈니크가 왼쪽으로 옮겼다. 

잉글랜드는 후반 44분 포든이 빠지고, 앤서니 고든을 그라운드에 들여보내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46분 이 경기를 통틀어 잉글랜드의 가장 좋은 공격 장면이 나왔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패스가 전개된 뒤 케인이 논스톱으로 밀어줬다. 오른쪽 박스 모서리 지점에서 파머의 인사이드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48분 알렉산더 아놀드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골대 위로 떠올랐다. 결국 경기는 0-0으로 종료됐다.

우승후보답지 않은 잉글랜드, 많은 과제 떠안고 토너먼트 돌입 
 
 2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3차전에서 잉글랜드와 슬로베니아 선수가 공을 두고 다투고 있다.
2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3차전에서 잉글랜드와 슬로베니아 선수가 공을 두고 다투고 있다.AFP=연합뉴스
 
잉글랜드는 이번 유로 2024를 앞두고 우승배당 순위에서 1위에 오르며, 사상 첫 우승을 이뤄낼 적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였다. 세르비아에 1-0으로 승리했고, 덴마크와 1-1로 비겼다. 1승 1무라는 결과도 실망스러웠지만 경기력 자체를 두고 현지 언론의 혹평이 쏟아졌다. 2경기 모두 상대에게 더 많은 슈팅을 허용해서다. 잉글랜드 선배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자 팀의 주장 케인은 공개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물론 잉글랜드는 이미 승점 4점을 확보하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문제는 D조에서 몇 위로 올라가느냐였다. 최악의 경우 개최국 독일과의 16강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어 되도록이면 조 1위를 수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번 슬로베니아전에서 단 1명만 바꾼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더로 아쉬움을 남긴 알렉산더 아놀드 대신 갤러거가 선발로 나선 게 유일한 변화였다. 

앞선 조별리그 2경기와 비교해 개선된 지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격 세부 전술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을 반복했다. 최상의 스쿼드로 최적의 조합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3경기 동안 2득점에 그치며 시원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잉글랜드가 더 많은 강팀을 상대해야 할 토너먼트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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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슬로베니아 유로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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